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실적 선방했지만… 배당성향 갈수록 짜진다

삼성전자 6.93% 그쳐 2008년의 절반 수준<br>원고·대규모 투자에 밀려 수출주서 두드러진 현상


삼성전자 6.93%로 18년만에 최저

저금리ㆍ저성장 시대에 진입하면서 투자자들의 눈은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주는 주식으로 쏠리고 있지만 기업들의 배당성향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17조3,985억원(별도 기준) 중 1조1,312억원을 결산 배당으로 투자자들에게 돌려주기로 했다. 지난해 8월 중간배당으로 753억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배당성향은 6.93%에 그쳤다. 이는 1995년(3.74%) 이후 최저 수준이며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2008년(14.64%)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중 배당금 총액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배당성향이 6.93%라면 1만원을 벌어 투자자들에게 693원을 돌려준 셈이 된다. 지난해 순이익 1만원당 824원을 돌려줬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배당성향은 오히려 나빠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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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성향 악화는 주요 수출 기업들 사이에서 두드러졌다. 현대차도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달성했지만 연결 실적을 기준으로 한 배당성향은 5.75%로 지난해(5.92%) 보다 소폭 악화됐다.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삼성SDI 역시 예년 수준의 배당규모(주당 1,500원)를 유지하면서 배당성향은 2.64%에 그쳤다. 오히려 지난해보다 이익 규모가 90% 이상 적었던 2010년에는 배당성향이 47.79%에 달해 지난해보다 배당금 규모도 컸다.

대표기업들의 배당성향이 악화된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상당수 수출주들이 올 한해 원화 강세에 따른 대규모 환차손을 예상하고 있는데다 현대차그룹 등 상당수 대기업들이 불황기에 오히려 투자규모를 늘리는 역발상 투자를 계획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삼성전자는 올 한해 원화강세에 따른 결손 규모가 3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일본의 주요 자동차 브랜드들과 경쟁관계에 있는 현대차도 원고ㆍ엔저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예상하고 있다. 환율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 생산 비중을 확대하고 결제통화를 다변화한다는 계획이지만 원ㆍ달러 환율 급락으로 지난해 4ㆍ4분기부터 매출 원가율이 급상승하고 있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대규모 투자 계획 역시 기업들이 짠물 배당에 나선 이유로 꼽힌다.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올해 연간 투자 규모는 사상 최대인 약 15조원으로 경기불황 우려에도 지난해보다 투자 규모를 6% 가량 늘리기로 했다. 특히 자동차 부문에만 총 10조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또 삼성 그룹은 아직 투자 계획을 밝히지 않았지만 이건희 회장이 “가능하면 늘리겠다”는 의지를 밝혀 시장에서는 약 50조원 규모의 투자를 예상하고 있다.


서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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