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갈수록 커지는 기업규모간 임금차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임금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 중소기업의 미래에 어두운 그림자를 던지고 있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기업의 월평균 임금수준은 대기업의 60%에 불과해 10년 전인 1993년의 74%수준보다 크게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임금격차가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임금격차가 이처럼 커지고 있는 것은 임금상승률에서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1993~2003년간 중소기업의 시간당 임금은 연평균 8.4% 증가한 반면에 대기업은 10.8%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의 임금상승률이 대기업에 비해 크게 뒤지는 근본적인 원인은 중소기업의 생산성이 낮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임금수준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노동생산성의 경우 대기업은 지난 10년간 11.2%의 증가율을 보인 반면 중소기업은 8.4%에 그쳤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의 노동생산성은 93년 대기업의 69.7%수준이었으나 2002년에는 55.5%로 떨어졌다. 한마디로 노동생산성 면에서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절반수준 밖에 안 되는 셈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에 갈수록 벌어지는 임금격차는 기본적으로 낮은 생산성에 기인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문제는 중소기업의 생산성이 갈수록 뒤지고 임금격차가 확대되는 경우 부품 소재를 담당하는 중소기업 기반이 취약해져 대기업은 물론 우리경제의 경쟁력 향상을 저해하는 걸림돌이 된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아도 중소기업은 낮은 임금과 열악한 근무환경 등으로 인해 인력난의 심화와 기술개발의 부진 등 악순환에 빠져있다. 중소기업과 대기업간의 임금 격차 확대는 우수인력의 중소기업 기피현상을 더욱 심화시켜 중소기업 기반 자체를 위협할 우려가 없지 않다. 중소기업 기반이 튼튼해야 조립을 담당하는 대기업은 물론 우리경제의 경쟁력도 강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소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정책적인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우선 중소기업의 노동생산성이 낮은 원인 가운데 하나는 생산시설 및 설비의 노후화에 기인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므로 첨단 시설과 자동화 및 정보화투자를 촉진하는 방향에서 정책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이 적극 검토돼야 한다. 협력업체와 계열하청 중소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대기업의 지원도 확대돼야 할 것이다. 부품 및 소재를 담당하는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곧 대기업의 경쟁력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중소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재정적 기술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중소기업 스스로도 저임금에 의존하는 타성에서 벗어나 기술력을 갖춘 전문기업으로 거듭나는 자구노력이 요구된다. <이상훈기자 sh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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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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