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물량 10% 미등기불법전매/매매 찬바람… 중개업소 개점휴업/“당국 위장전입 방치하다 단속”작년말부터 올초 사이에 아파트 값이 가장 많이 뛰었던 용인 수지지구. 올 봄이후 부동산의 거품이 빠지는 와중에서도 가격 하락이 거의 없는 예외지대인 수지지구. 감사원의 위장전입자 조사 결과 수지지구 아파트값의 이상강세 배경에 투기세력이 버티고 있었음이 드러났다. 9일 현장을 둘러봤다.
지난 8일 감사원의 감사 결과 3백38명의 위장전입자가 적발된 용인시 일대 중개업소들의 한결같은 반응은 『손님이 끊겼다』는 볼멘소리다.
그것은 사실이었다. 용인의 대표적인 주거단지인 수지지구의 경우 1백50여개의 중개업소 대부분이 개점휴업상태다.
수지지구 태평양부동산의 김호천 사장은 『위장 전입자 적발이 이 지역 거래심리를 극도로 위축시키고 있다』며 『매매뿐 아니라 전세거래조차 성사가 안되고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투기바람이 불어닥칠때는 방치했다가 문제가 커지니까 그때서야 조사에 나서니 효과적인 투기단속이 될리가 있겠느냐.』 이 지역 A중개업소 관계자의 말이다.
그는 또 『당초 이지역 아파트 전량을 상대적으로 수요가 적은 용인시 거주자에게 우선공급한 것도 위장전입을 부추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5천여가구의 아파트 건립이 한창인 죽전리 일대에서는 분양가와 맞먹는 프리미엄이 붙은채 불법 미등기전매가 이뤄졌지만 단속의 손길은 전혀 미치지 못하고 있다. 죽전리 D아파트내 중개업소에 따르면 적어도 전체 입주 물량의 5∼10%는 미등기 전매로 거래되고 있다는 것이다.
용인시 수지읍 일대 아파트가 부동산수요자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끈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는다. 1만여가구 규모의 수지1지구의 경우 분양당시만 해도 대거 미분양사태를 빚었다.
그러나 지난 94년 입주가 시작되면서 분당신도시와 인접해 있다는 점과 주위가 산으로 둘러싸여 주거환경이 쾌적하다는 입지여건 때문에 값이 천정부지로 뛰었다. 평당 분양가가 2백30만원선이었으나 현재 시세는 평당 5백만원선으로 두배나 올랐으며 대형아파트는 평당 7백만원선에 육박하고 있다.
한편 이 지역 중개업소들은 오는 9∼10월 분양예정인 수지2지구 아파트의 경우 청약률이 의외로 낮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건교부가 이 지역에 채권입찰제 적용을 기정사실화, 시세차익의 메리트가 거의 없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역우선공급물량도 줄이기로 해 위장전입 바람도 수그러들 기세다.
한편 수지2지구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 지난해 초부터 이곳에 전세를 살고 있다는 문혜선씨(32·여)는 『정부가 용인시 거주자 우선공급물량을 대폭 줄이겠다면 우리처럼 아파트 분양을 받기 위해 집까지 옮긴 사람만 선의의 피해를 입게 된다』며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을 비난했다.<용인=정두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