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골프클럽 作名도 "유행이 있네"

알파벳·숫자 조합서 직설적 네이밍으로 트렌드 바뀌어<br>로켓·대형야포·스피드등 클럽 성능 한 단어에 압축

테일러메이드 'RBZ'

PRGR '에그버드'

코브라 '롱톰'

골프클럽 작명(作名)의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알파벳과 숫자의 조합으로 대표되는 '티저 마케팅'이 종전의 대세였다면 최근에는 직설적인 네이밍이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뒷자리의 숫자만 높여가는 시리즈식 출시로 정통성을 강조했던 기존의 방식에서 탈피해 클럽의 성능을 한 단어에 압축하는 '직설적' 작명이 눈길을 끌고 있는 것이다. ◇로켓, 대형야포, 콜럼버스의 달걀=올 한 해 R11으로 화이트 드라이버 열풍을 이끌었던 테일러메이드는 내년 2월 역시 화이트 색상의 로켓볼즈(RocketBallz)를 시판한다. 드라이버는 물론 페어웨이우드와 하이브리드, 아이언 라인까지 다양하다. 3번 우드의 경우 페이스 뒷면에 '스피드 포켓'이라는 신기술을 적용, 최대 17야드의 거리 증가를 보장한다는 설명이다. 미국의 장타자 더스틴 존슨이 테스트 뒤 "샷이 로켓처럼 뻗어나간다"고 감탄한 데서 이름을 딴 것으로 알려졌다. 클럽이 아닌 볼을 연상시킬 수 있다는 지적 때문인지 테일러메이드는 로켓볼즈 대신 RBZ라는 약자로 홍보 중이다. 코브라골프의 새 드라이버 이름은 롱톰이다. 롱톰(Long Tom)은 대형 야포를 뜻하는 군사용어. 적진을 초토화시키는 장거리포처럼 가공할 비거리로 경쟁자들을 압도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길이 제한 내 최대치(48인치)까지 길이를 늘린 대신 초경량 샤프트로 무게비율을 맞췄다. PRGR(프로기아)의 새 드라이버는 '날개 단 달걀'이다. 기존의 에그 시리즈에 버드를 붙여 에그버드라는 이름으로 내놓았다. PRGR 관계자는 "콜럼버스의 달걀처럼 발상의 전환으로 탄생한 클럽이라는 뜻에 '버드'를 붙여 이미지를 강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화인가, 복고로의 회귀인가=직설적인 네이밍이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과거에도 클럽의 퍼포먼스를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다소 과장돼 보이는 작명이 유행했었다. 캘러웨이의 빅버사(Big Bertha)는 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이 사용했던 야포인 '베르타포'에서 이름을 따왔고 역시 캘러웨이의 호크아이(Hawk Eye)는 매의 눈처럼 예리한 샷을 강조하기 위해 차용됐다. 또 미국의 한 중소업체는 드라이버 이름에 거대한 남근이라는 뜻을 노골적으로 붙여 눈총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골프클럽 작명에도 패션처럼 돌고 도는 유행이 있다. ◇작명으로 경계 허물기=브리지스톤골프는 올해 상반기 파이즈(PHYZ) 라인을 내놓았다. 황금비율을 뜻하는 phi(파이ㆍΦ)에 정점이라는 의미의 zenith(제니스)를 더한 네이밍이다. 기존의 투어스테이지 라인에 비해 시니어들도 다루기 편안한 제품을 선보이며 파이즈라는 이름을 붙였다. 시니어 이미지를 굳이 드러내지 않아 나이와 관계없이 몸에 맞는 편한 클럽을 선택할 수 있도록 작명으로 경계를 허문 셈이다. 테일러메이드의 버너 라인과 R 시리즈, 캘러웨이의 레이저 라인과 레가시 라인, 던롭의 스릭슨과 젝시오 라인 역시 마찬가지다. 기량이나 연령대로 구매자를 국한시키지 않고 전체로 수요층을 넓히려는 마케팅 전략이 녹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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