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중은행장들이 기업들의 투자부진 현상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며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아울러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변동금리대출의 기준금리로서의 적정성에 문제가 있다며 새로운 기준금리를 만들 필요가 있다는 데도 의견을 모았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주최한 금융협의회에 참석한 은행장들은 14일 “국제 유가와 환율 움직임이 불확실한데다 경기상승세가 둔화되면서 상당수 대기업이 국내 투자를 지연시키고 있다”며 “이들 대기업과 관련된 중소기업들도 이에 동조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은행장들은 이에 따라 “경제활력을 높이면서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해 기업투자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에 앞서 최근 조찬 강연에서 우리 기업들의 ‘기업가 정신부족’을 질타했었다.
은행장들은 또 “91일물 CD유통수익률이 실거래가를 충분히 뒷받침하지 않아 적정성 논란이 있는 데다 CD등록발행제 시행으로 발행이 위축될 가능성도 있어 새로운 대출기준 금리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은행장들은 “새로운 기준금리로 코리보(KORIBORㆍ은행간 거래 금리), 91일물 통안증권 유통수익률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히고 “다만 기준금리 변경으로 예상되는 각종 영향을 감안할 때 신중히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자금 흐름과 관련해서는 하반기에는 주택가격 하향안정과 신규입주물량 감소 등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상반기보다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소기업대출도 계절적인 자금수요 둔화, 은행의 리스크관리 강화 등으로 신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모임에는 SC제일은행장을 제외한 은행장 대부분이 참석해 모처럼 성황을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