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두산, 주류사업 왜 파나

"지주사 전환·중공업 중심 재편" <br>글로벌 금융위기 따른 유동성 확보도 한몫<br>사모펀드 MBK파트너스·롯데그룹등 입질

두산그룹이 맥주에 이어 소주까지 매각하기로 하면서 술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됐다. 두산 측은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사업구조를 재편하기 위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동안에도 시장에 두산의 주류사업 매각설이 꾸준히 나돌았으나 두산은 줄곧 이를 부인해왔다. 특히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은 평소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주류사업 매각은 하지 않겠다”고 말할 정도로 주류 사업에 애착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사업구조 재편이라는 이유 외에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결국 매각으로 방향을 잡은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처음처럼’ 왜 파나=두산그룹은 이번 주류사업을 매각하기로 한 이유에 대해 “올 연말까지 완료하기로 한 지주회사 전환과 중공업 중심으로의 사업구조 재편을 위해서”라고 설명하고 있다. 두산그룹은 지난 2005년 비자금 및 분식회계 사건 이후 지배구조 투명화를 위해 올해 말까지 지주회사 전환을 약속한 바 있다. 두산그룹은 이후 2006년 종가집김치 사업을 매각했고 지난해에는 두산타워ㆍ생물자원 사업을 물적 분할했다. 올해에는 매거진사업 부문 양도, 출판사업 부문 분할 등을 단행했으며 최근에 테크팩 사업도 매각하는 등 지주회사 요건을 갖추기 위한 ‘몸 만들기’를 해왔다. 두산그룹은 또한 최근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정리하는 대신 중장비 회사인 밥캣을 인수하는 등 중공업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해왔다. 이 같은 맥락에서 대표적인 소비재 사업인 주류 부문 매각은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밥캣 인수 이후 그룹의 자금여력이 줄어들면서 현금을 마련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실제 두산그룹이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건설기계사업 부문인 두산인프라코어와 밥캣의 실적이 예상보다 심각한 글로벌 건설경기 침체로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누가 관심 있나=현재 인수업체로 물망에 오르는 곳은 우선 3~4개 사모펀드다.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의 경우 이미 유리병 제조업체인 테크팩을 인수했기 때문에 테크팩과 두산주류를 합쳐 일괄 매각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가장 강력한 인수후보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더페이스샵의 대주주로 국내 소비재업계에 관심이 많은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나 코너스톤파트너스 등도 접촉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 주류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롯데그룹도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으며 디아지오코리아도 이미 중국에서 ‘수정방’을 인수하는 등 글로벌 차원에서 현지 전통주 인수에 관심이 많아 후보 대상업체로 거론되고 있다. 매각금액은 7,000억~1조원선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주류업계의 한 관계자는 “두산그룹이 제시한 매각금액과 인수 후보들이 생각하는 적정 인수가격에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해 실제 매각가격은 이보다 훨씬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주류시장 재편 불가피=두산의 주류 사업 매각 결정으로 앞으로 주류업계에 판도 변화가 일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오비맥주도 매각을 추진하고 있어 상황에 따라 거대 주류기업의 탄생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주류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모펀드의 경우 투자 목적으로 인수하지만 현재 주류 사업을 하고 있거나 유통망을 갖춘 업체가 인수할 경우 주류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두산의 주류사업 부문은 소주 ‘처음처럼’과 ‘산’, 약주 ‘국향’과 ‘군주’, 와인 ‘'마주앙’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소주시장에서는 2006년 출시한 ‘처음처럼’의 인기에 힘입어 13%대의 시장점유율로 진로에 이어 업계 2위에 올라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