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선철의 지방경제 대책(사설)

정부는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지방중심의 경제활성화 전략」을 확정했다. 정부가 마련한 지방활성화 전략의 골자는 앞으로의 경제발전은 지방화·분권화에 따라 성장잠재력을 지방에서 일궈내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국가가 경제발전을 주도해 왔으나 내년부터는 지방자치단체가 주역이 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그동안 중앙정부가 가지고 있던 권한·책임·재원 등 상당부분을 지자체에 이양키로 했다.정부가 이같은 전략을 마련하게 된 것은 경제발전 과정에 지자체의 참여가 배제됨으로써 지역적 특성을 살리지 못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수도권 일극에의 경제력 집중으로 지역간 격차가 심화됐다는 것도 중요한 배경이다. 수도권에는 지난 95년 현재 전 인구의 45·1%가 모여 있으며 금융대출은 64%를 차지한다. 사업체 수도 55%를 넘어서 지방과의 격차는 날로 커지고 있다. 재정자립도를 보면 서울은 98%, 과천시는 95%에 달하고 있으나 광역시·도는 67%, 시는 53%, 군은 23%에 불과하다. 정부는 수도권과 지방간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 지자체에 재정 인센티브제를 도입키로 했다. 신설기업의 법인세중 50%를 해당 지자체에 돌려주며 취득세·등록세·재산세에 탄력세율을 적용, 50%까지 깎아 줄 수 있도록 권한을 준다는 것이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자체에는 공장용지 및 택지공급을 확대할 수 있도록 시·도지사에 농지전용권 범위도 대폭 확대해 주기로 했다. 지자체에 경제부처의 전문인력을 파견, 지원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정부의 이같은 대책은 원론적인 면에서는 모두 적절하다. 오히려 너무 늦은 감도 있다. 그러나 문제가 없지 않다. 우선 연말의 대선을 앞두고 이같은 방안이 갑자기 튀어 나왔다는 점이다. 다분히 선거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정권교체기에 제대로 추진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남는다. 가장 큰 문제는 지자체에 개발권을 대폭 이양·위임함으로써 발생 할지도 모를 란개발의 우려다. 지자체가 세수 확보를 위해 마구잡이식 개발에 나설 경우 그렇지 않아도 잠식 되고 있는 그린벨트는 더이상 보호되지 못할 것이다. 농지전용권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정부는 지난해 농지전용이 늘어나면서 쌀 자급이 위협받게 되자 시장·군수에게 일임했던 비농업지역에 대한 전용허가권을 회수 했다. 이를 다시 시·도지사에게 위임 범위를 넓혀 주었으니 정책의 일관성도 상실한 것이다. 따라서 난개발에 대한 제동장치도 마련돼야 한다. 그래도 분명한 것은 지역경제가 활성화돼야 한다는 사실이다. 경쟁의 단위가 국가에서 지방으로 가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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