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국제휴대폰 시장과 한국의 약진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세계시장에서 약진하고 있어 고무적이다. 국내업체들의 세계적인 활약이 우리의 수출 실적 및 국가브랜드가치 상승에 직결된다는 점에서 평가에 인색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실제로 휴대폰은 현재 단일품목 가운데 수출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휴대폰의 부품 해외의존도가 높아서 성공의 열매를 다 차지하지 못하고 일본 등과 나눠 가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생각하면 아쉬움도 크다. 국제적인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전세계 휴대전화 시장은 지난해 5억1,630만대를 기록, 전해에 비해 20%나 성장했으며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시장점유율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대의 휴대전화 생산업체인 핀란드의 노키아는 지난해 1억7,980만대를 판매, 시장점유율이 0.3%포인트 축소된 34.8%를 기록했고, 모토로라는 판매량이 7,510만대에 그쳐 시장점유율이 16.3%에서 14.5%로 크게 낮아졌다. 반면 세계 3위인 삼성전자의 판매량은 4,220만대에서 5,570만대로 급증, 시장점유율이 9.8%에서 10.8%로 확대됐고, LG전자도 지난해 2,750만대를 판매, 시장점유율 5.3%를 기록하며 소니 에릭슨(2,720만대)을 앞지르고 5위로 부상했다. 세계 4위인 독일 지멘스의 판매량은 4,330만대, 시장점유율은 0.2%포인트 상승한 8.4%인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휴대폰 업체들은 올들어 시행된 번호이동성 제도에 힘입어 내수에서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에서 판매된 휴대전화는 179만여대로 지난해 12월의 130만대보다 49만여대, 38%가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두 회사는 내수 확대와 수출호조세를 발판으로 앞으로도 더욱 분발해 삼성은 2위 모토로라를 따라잡고 LG는 5위 자리를 확실하게 굳히기 바란다. 하지만 낙관만 할 상황은 아니다. 세계 휴대폰 시장은 앞으로 성장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는 올해 휴대폰 판매가 5억6,000만대에 달해 성장률이 한자리 수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국내 업체들이 세계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보다 경쟁력있는 제품 개발과 마케팅 강화 노력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휴대폰 부품의 해외의존도가 높아 부가가치가 떨어지고 시쳇말로 `죽 쒀서 남 주는` 경우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제품의 경우 의존도가 60%에 이르고 있다.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협력업체들과의 공조를 강화해 카메라센서, 멀티미디어칩, 무선주파수모듈 등 휴대폰에 들어가는 부품의 국산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며 정부도 지원체계를 보다 확실하게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학인기자 leej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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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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