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중고차, 가격 할인폭 커 잘 고르면 대박"

사고차 여부 '카 히스토리' 사이트서 조회 가능<br>NF쏘나타등 중형차, 신차 보다 300만원 가까이 싸<br>SK엔카등 대기업 브랜드 이용땐 다양한 금융혜택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율현동 중고차 시장. 시트 비닐도 채 벗기지 않는 차량, 임시 번호판을 단 차량, 주행거리가 100km도 채 안되는 갓 출고된 신차들이 쉽게 눈에 띄었다. 리스 기간이 끝나기도 전에 중고차 시장으로 넘어온 수입차와 국내 대형 세단들도 수두룩했다. 판매상 김모씨는 “최근 신차 같은 중고차가 부쩍 늘었다”며 “신차보다 가격이 최고 200~300만원 저렴하다”고 귀띔했다. 외환위기 못지 않은 경기침체로 소비자들의 주머니는 어느 때보다 넉넉치 못한 상황이다. 당연히 자동차를 살 여력도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를 꼭 구입해야 하는 소비자라면 중고차 시장에 유입되고 있는 신차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새 차나 다름없는 차를 싼 값에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소비자 입장에선 꼼꼼히만 잘 따지면 신차에 가까운 차를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어 이득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잘만 고르면 ‘대박’= 중고차 타는 것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차에 대해 100% 신뢰를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떻게 차를 골라야 좋은 중고차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믿고 살 수 있을까가 관건이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은 자동차 매매 시 중고차 성능과 상태를 나타내는 ‘중고자동차 성능점검 기록부’를 공개하고 이를 1년간 보관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사고 차량인지 알고 싶다면 보험개발원이 운영하는 중고차 사고이력 조회 서비스인 ‘카히스토리(www.carhistory.or.kr)’를 참고하면 된다. 보험 전산상에 차량의 사고 이력이 일제히 뜬다. 중고차 구입 준비의 첫 단계는 중고차 시세 파악이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시세를 확인한 후 매매센터를 찾을 땐 가급적 규모가 큰 곳으로 가야 다양한 차량들을 볼 수 있다. 날씨도 중요하다. 맑은 날에 차를 살펴야 전체적인 차체 균형이나 페인트 재도색 여부, 사고 흔적을 정확히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낮 12시부터 오후 4시까지 역광이 비칠 때가 가장 좋다고 한다. 엔진을 살펴 볼 땐 먼저 엔진 번호와 검사증에 기재된 번호가 일치하는지를 살펴보자. 번호가 다르면 사고차다. 엔진 부위에 칠을 했거나 용접 흔적, 또는 도장 색깔이 다른 것도 사고차일 가능성이 있다. 배터리를 통해서도 사고차 여부를 알 수 있는데 충전 확인 게이지를 확인해 청록색이면 이상이 없지만 유리창에 써있는 제작일자가 주행거리에 맞지 않게 최근이라면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주행거리 2~4km 정도를 시속 60~100km로 달려 보자. 엔진 소음 상태, 핸들 떨림, 브레이크ㆍ클러치ㆍ기어 작동 상태 등을 종합 점검한다. ‘성능점검기록부’를 판매자가 보여주길 꺼린다면 문제가 있는 차량일 가능성이 높다. 중고차 시장에서도 성ㆍ비수기가 있다. 중고차 인터넷 사이트 카모아의 서강명 사장은 “7~10월까지 성수기, 11~2월까지 비수기”라며 “이 시기를 피해 사는 것도 좋은 차를 싸게 살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귀띔했다. ◇신차 같은 중고차도 많네= SK엔카에 따르면 대형차 일수록 신차라도 중고차 시장으로 넘어오면 가격 하락폭이 크다. 1년 미만의 주행거리 짧은 신차 같은 중고차는 모닝 등의 소형차인 경우 100만원 가량 싸게 살 수 있다. NF 쏘나타 등 중형차는 신차에 비해 300만원, 그랜저 TG, 뉴오피러스와 같은 대형차는 400~500만원 가량 할인돼 거래 중이다. 경유가 급등세는 한풀 꺾였지만 지난 여름 경유가가 치솟는 바람에 인기가 하락했던 디젤차는 차종마다 다르지만 400만원에서 많게는 700만원 정도 싸게 팔리고 있다. 특히 디젤차량을 가장 많이 보유한 쌍용차들의 중고차 값이 여전히 상대적으로 싼 편이다. 그에 비해 중고차 시장에서도 인기가 많은 기아의 뉴스포티지, 소렌토는 가격이 많이 떨어지진 않았다.<표 참조> ◇중고차 서비스도 이제 ‘믿을만’= SK엔카, 현대캐피탈, GS, SK네트웍스 등 중고차 시장에서도 대기업들의 브랜드 경쟁이 한창이다. 이 가운데 SK엔카는 중고차 온라인 쇼핑몰 중 가장 많은 매물(8만여대)을 보유하고 있다. 전국에 13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 중이다. 오프라인에서는 딜러가 아닌 SK엔카 소유의 직영차만 판매한다. 현대캐피탈은 중고차 사이트 ‘오토인사이드’를 운영 중인데 중고차 매물 조회 뿐 아니라 각종 금융 서비스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고 있다. 할부 뿐만 아니라 리스 승계, 채권 차량 공매, 자동차 보험 같은 다양한 금융상품도 함께 제공할 계획이다. SK네트웍스는 오프라인 업체인 대전 오토월드와 첫 사업 제휴를 맺고 이 곳에서 중고차를 구매한 고객에게 스피드메이트 ‘2년ㆍ4만km 무상 품질 보증’을 제공한다. GS넥스테이션은 서울 양평동에 중고차 사업 브랜드 직영점을 열고 차량 진단, 가격표시제를 도입했다. 방문 고객을 위해 근처 역까지 픽업 서비스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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