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수필] 스타의 빛과 그늘

챔피언으로 흑인 권투선수가 탄생될 때마다 혀를 차는 친구가 있었다. 주먹 하나로 가난을 이기고 우뚝 올라선 영웅(英雄)은 만인의 찬탄을 받아 마땅하지만 그 뒷면에 얼마나 많은 흑인 청소년들이 얻어 터지며 희생되었겠느냐는 것이다. 또 새로운 챔피언 신화(神話)에 고무(鼓舞)돼서 무수한 흑인 청소년들이 얻어 터지며 좌절하는 과정이 애처롭게 생각된다는 마음 씀씀이었다.적자생존(適者生存)이고 우리와 관계없는 『흑인들 일인데 뭘?』이라고 말하기에는 우리 나라에도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제2, 제3의 박세리·김미현·박지은 선수를 꿈꾸는 나이 어린 골퍼 지망생들이 얼마나 되는지 아느냐고 반문한다. 틀림없이 넉넉지 않은 부모의 헌신적인 뒷바라지로 비싼 골프장과 연습장을 쫓아 다니며 해외 골프스쿨로 유학(?)까지 가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소문을 들은 것이다. 골프뿐만 아니다. 야구· 축구 등의 스포츠나 연예계같이 스타덤에 올라설 수 있는 분야는 대단하다고 한다. 대중스타 시대에 누구든지 뜨면 화려한 스포트 라이트를 받게 돼 있다. 돈과 인기, 멋진 여자 또는 남자친구, 누구나 부러워하는 생활기반을 잡고 하루 아침에 신분(身分)이 바뀌어 버린다. 문제는 열심히 쫓아다니고 피눈물 나는 노력을 한다고해서 아무나 스타가 될 수도 없다는 점이다. 스타덤의 밑바닥에는 무명(無名) 시절의 무참한 좌절들이 깔려 있을 것이다. 근래 벤처기업가들의 성공 스토리가 가끔 신문에 크게 나온다. 천문학적인 돈을 단기간에 벌었다는 내용이다. 주인공이 고졸(高卒) 출신일 때도 있고 부도난 회사의 기술자일 때도 있다. 아이디어 또는 어떤 기술발명으로 천신만고 끝에 세계에서 인정받는 벤처기업을 이루었다는 설명이다. 정부에서도 연간 4조원 예산을 투입해서 2002년까지 2만개의 벤처기업을 육성한다는 드라이브를 하고 있다. 이미 제정된 특별법에 의해 벤처기업으로 선정되면 직접융자·세제감면 등 대대적인 지원을 받게 된다. 최근엔 대학교수 겸직 벤처기업 사장이 나와 화제가 됐다. 바야흐로 벤처열풍이다. 여기에서도 문제는 벤처기업의 성공률이다. 5%도 안된다는 의견이 있고 10%쯤 된다는 사람도 있다. 5%라고 하면 95%는 실패다. 2~3%만 성공해도 전체적으로는 밑천을 몇배 몇십배 건진다는 얘기인데 실패한 벤처기업가는 어떻게 되는가. 그런 것이 다 인생살이라고 할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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