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기업 부도도미노 위기 증폭/대농 부도방지협약 적용 파장

◎자금시장 「풍요속 빈곤」 현상 심화/경기저점 조기탈출 노력에도 찬물대농그룹이 19일 사실상의 부도를 냄에 따라 대기업 부도 도미노에 대한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대농은 이날 주거래은행인 서울은행으로부터 부도방지협약적용 대상기업으로 지정돼 정식 부도는 가까스로 모면했다. 대농이 이렇게 된데는 무리한 사업확장, 업계의 무원칙한 M&A 풍토 등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지만 보다 직접적으로는 자금시장의 난기류에 휩쓸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권은 자금사정이 괜찮은데도 불구하고 대출을 기피, 자금시장에서는 「풍요속 빈곤」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급조된 부도방지협약의 부작용으로 부실징후기업에 대한 대출회수 움직임도 표면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금융계에서는 이제 대기업도 믿을 수가 없다는 불신의 분위기가 만연해지고 있다. 「중소기업은 부도로, 대기업은 부도방지협약 적용으로」라는 이분화된 부도개념이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 진로그룹으로 일단락되기를 희망했던 부도방지협약이 대농그룹에 적용되자 앞으로 제3, 제4의 대상기업이 나타날 개연성은 높아졌다. 루머로만 떠돌던 부도설이 사실로 입증된 셈이다. 이같은 부도도미노현상은 경기저점을 조기에 벗어나려는 노력에 찬물을 끼얹게 될 것이 분명하다. 이번 대농그룹의 부도방지협약 적용은 금융기관들이 무리하게 제정한 이 협약의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이 협약으로 해당그룹을 살릴 수 있을지는 몰라도 다른 기업들에는 부도위험성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왔다는 것이 금융계의 진단이다. 제2금융권은 진로그룹에 대한 부도방지협약이 발효되자 제2의 피해를 막기위해 부실징후기업에 대한 자금회수에 들어간 상태다. 금융기관들은 또 부도방지협약이 발효되면 어음이 휴지조각으로 변하기 때문에 어음거래를 기피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자금줄 역할을 해온 어음거래가 설 땅을 잃게 돼 기업들은 심각한 자금압박을 받고 있다. 이번 대농그룹에 대한 부도방지협약 적용은 진로그룹 적용당시보다 더 많은 부작용을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자금난에 처한 기업과 주거래 은행들이 피해를 줄이기 위해 앞다투어 부실징후기업 선정을 하게 될 공산이 크다. 은행들은 이제 부도방지협약의 그늘로 깊숙이 들어섰다. 진로그룹에 대한 금융기관들의 추가지원이 진로의 주식포기각서 등 채권서류 미비로 연일 미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농그룹도 대상기업으로 지정됨에 따라 금융기관 대표자들은 부도방지협약대책회의로 하루의 상당부분을 보내게 될 전망이다. 종금사의 한 관계자는 『부도방지협약이 그간의 신용거래에 대한 혼선을 줌으로써 기업들의 자금사정을 악화시키고 있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어음 하나만 믿고 자금을 빌려준 제2금융권으로서는 자금을 회수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은행 관계자는 대농의 사실상 부도에 대해 『제2금융권의 자금회수압박을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전초전에 불과했다. 이미 시작된 2금융권의 자금회수가 앞으로는 더욱 심각한 지경으로 치닫을 것으로 전망된다.<이기형> ◎미도파 M&A관련 일지 ▲96년 6월 외국인, 미도파주식 매집착수(지분율 3%) ▲97년 1월 폴 휘비 동방페레그린고문 기자 간담회 「제3자 위해 의결권 행사」시사 ▲1월25일 미도파, 사모전환사채(CB)발행(1백50억원 규모)검토공시 ▲1월28일 대농그룹, 계열사를 통해 미도파 1백1만여주(6.9%) 추가취득 ▲2월1일 외국인, 미도파 71만5천주(4.85%) 성원그룹 계열사에 매각 ▲2월5일 외국인, 미도파의 사모CB 발행 금지신청 ▲2월6일 서울지법 민사50부 미도파 사모CB발행금지 판정. 외국인, 대농 주식도 집중매집­지분율 15.68%로 상승 ▲2월10일 성원그룹, 미도파주식 1백43만주(9.67%) 보유사실 보고 ▲2월15일 대농그룹 미도파 15만여주(1.03%) 추가 취득 ▲2월25일 미도파, 공모신주인수권부사채(BW) 4백억원규모 발행 발표 ▲2월27일 성원그룹, 미도파 29만여주(1.97%) 추가취득 ▲3월12일 신동방, 미도파 경영진과 화해시도 ▲3월15일 성원건설, 매집한 미도파주식 43만여주를 대농측에 재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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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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