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박스권 탈출, 글로벌IB에 달렸다

금융 위기감 여전…중순부터 IB실적발표 주목<br>미국 증시 약세 불구 외국인 '사자' 1,700선방어



미 증시 약세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지수 1,700선이 지지되면서 지루했던 박스권 돌파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31일 코스피지수는 지난주 말 뉴욕 증시 하락에도 불구하고 1,700선 지지력이 강하게 나타나 2.13포인트 상승한 1,703,99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증시를 둘러싼 대내외 투자 여건이 최악의 상황을 지나 다소 안정감을 보이면서 박스권 상단으로 여겨지는 1,740포인트 돌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이달 중순에 시작되는 글로벌 투자은행(IB)의 1ㆍ4분기 실적발표가 앞으로 증시 흐름을 가름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기간 조정 막바지=올 들어 1,600대에서 지루한 박스권 흐름을 보이던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하순을 기점으로 탄력성을 보여주며 28일에 1,700선에 재진입했다. 3월의 마지막 거래일인 이날도 외국인과 개인들의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막판에 ‘사자’가 몰리며 상승으로 극적 반전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로 내내 어두운 터널을 걷던 미국경제 역시 주택착공지표 등이 바닥권에 거의 다다르거나 이마 바닥을 치고 돌아서는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 또 미국의 제조업이 상대적으로 양호하고 최근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다시 아시아 쪽으로 움직일 가능성 등이 지수 상승의 ‘보이지 않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성주 대우증권 연구원은 “대외적인 불확실성은 여전하지만 큰 그림으로 볼 때 기간 조정이 거의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며 “늦어도 2ㆍ4분기 안에는 코스피가 올 초부터 갇혀있었던 박스권을 탈출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IB사 실적이 판세 가를 이정표=이 같은 긍정적인 변화의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위기감은 여전하다. 특히 이달 중순부터 줄지어 발표될 글로벌 IB사들의 1ㆍ4분기 실적은 향후 증시의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5일부터 웰스파고를 시작으로 JP모건(16일), 메릴린치(17일), 씨티그룹(18일), BOA(21일) 등이 잇따라 1ㆍ4분기 성적표를 내놓을 예정이다. 따라서 이들 투자은행의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를 어느 정도 충족시키면서 금융위기 진화 가능성이 커진다면 증시는 상당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 금융사들의 실적이 안정권에 진입했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결과가 나올 경우 이로 인한 증시의 기간 조정도 길어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조성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융사의 펀더멘털 악화가 아직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면도 있고 2ㆍ4분기 실적발표에 대한 불확실성도 남아 있다”며 미국 금융주의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장기 투자자 저가매수 기회=코스피지수가 1,700선을 넘어서면서 ‘차익실현’과 추가 상승을 염두에 둔 ‘저가매수’의 목소리가 혼재돼 나타나고 있다. 우선 단기 투자자들의 경우 증시가 아직도 상당히 불안정하다는 측면에서 언제든지 1,700 밑으로 하락할 수 있어 매도 차익을 노려볼 만하다. 하지만 장기 투자자라면 박스권 탈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시점이라는 측면에서 기존의 주식을 지속적으로 보유하거나 추가적인 저가매수에 나서는 것도 괜찮은 전략이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증시의 변동성이 내재돼 있지만 전반적으로 안정감이 확대되고 있고 악재보다는 호재에 대한 투자 민감도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단기 투자자금은 1,700 초반에 현금화를 고려할 만하지만 장기 투자자금은 지속적인 보유가 수익률을 높이는 길”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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