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국민은행장이 경영실적 악화와 감사원의 감사기간 연장 등으로 낙마설이 나돌자 자신의 거취에 대해 공식석상에서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김 행장은 2일 월례조회에서 직원들에게 “최근 본인에 관해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는 것으로 안다”며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김 행장의 이 같은 발언은 1ㆍ4분기 결산 발표 이후 경영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진데다 최근 감사원이 감사기간을 이례적으로 연장하면서 시장에서 `교체설`이 불거지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은행 안팎에서는 이를 놓고 김 행장이 거취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만큼 책임질 일이 없는데도 잇단 퇴진설로 직원과 투자자들 사이에 근거 없는 루머가 확산되자 우회적으로 불편한 심경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김 행장은 실제로 “앞으로 은행 내에서 우려하는 큰 일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상황이 어렵고 답이 보이지 않을수록 원칙과 기본으로 돌아가자”고 강조하기도 했다.
국민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에 대해 “실적부진 등 경영상황에 대해 행장이 책임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는 주주들이 판단해야 할 몫”이라며 “관변과 일부 증권사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한 이번 낙마설은 국민은행은 물론 시장 안정에도 전혀 도움이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김 행장의 거취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자 외국인들이 주식을 대거 내다 팔아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는 등 투자가들의 불안감이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며 “일부 외국계 증권사들이 투자자의 입을 빌어 시장을 흔드는 행태는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진우기자 ra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