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실버폰 구하기 '하늘의 별따기'

스마트폰 인기에 밀려 단종·생산 중단 잇따라<br>예약해야 구입·값도 비싸 중장년층 불만 높아져


실버폰 구하기 '하늘의 별따기' 스마트폰 인기에 밀려 단종·생산 중단 잇따라예약해야 구입·값도 비싸… 중장년층 불만 높아져 이지성기자 engine@sed.co.kr #. 회사원 이고은(29)씨는 최근 부모님 생신을 맞아 동네 휴대폰 판매점을 찾았다가 낭패를 봤다. 이씨는 어르신들이 쓰기 편한 이른바 '실버폰'을 구입하려고 했지만 제품 가격이 30만원이라는 매장 직원의 말을 듣고 발길을 돌렸다. 김씨는 "제품 출고가가 스마트폰보다 훨씬 저렴한데 실제 판매가격은 비싼 이유를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국내 휴대폰 제조사와 이동통신사가 스마트폰 판매에 마케팅을 집중하면서 실버폰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일부 제품은 실제 구입가격이 최대 30만원을 웃돌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통신 업계가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더 높은 스마트폰에 주력하면서 실버폰 시장이 급격이 줄어들고 있다. 실버폰은 중장년층을 겨냥해 키패드의 크기와 글씨를 키우고 달력, 알람 등 전용 버튼을 별도로 넣어 편의성을 높인 휴대폰이다. 설날과 추석을 전후해서는 명절 선물용으로 인기가 높아 '효도폰'으로도 불린다. 하지만 현재 국내시장에 판매되는 제품은 삼성전자가 올 1월 선보인 '와이즈 클래식'∙'와이즈 모던' 2종과 LG전자가 5월 출시한 '와인폰4'에 불과하다. 올해 초만 해도 실버폰은 20여종에 달했지만 이미 단종되거나 생산이 중지됐다. 여기에다 국내 휴대폰 제조사들이 스마트폰 출시에 전력을 집중하고 있어 실버폰 구하기는 더욱 어려울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안으로 실버폰 신제품 출시 계획이 없고 팬택도 지난해 마지막 일반휴대폰을 출시한 이래 앞으로는 국내시장에 스마트폰만 출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서울 을지로 지하상가에 위치한 한 휴대폰 대리점 직원은 "이통사들이 스마트폰의 판매장려금과 보조금을 더 많이 책정해 실버폰을 판매해도 남는 게 없는 상황"이라며 "매장에도 제품이 없어 예약을 해야 구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스마트폰보다 비싼 가격도 문제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와이즈 클래식을 2년 약정으로 구입했을 때 실제 구입가는 33만9,600원으로 나타났다. 비슷한 조건으로 LG전자 옵티머스 블랙(2만9,500원)을 구입했을 때보다 10배 이상 비싸다. 현재 국내 실버폰 사용자는 전체 휴대폰 가입자 5,000만여명 중 4.5%인 225만여명에 달한다. 아직까지는 미미한 수준이지만 중장년층의 사회 참여가 활발해지면서 향후 실버폰 가입자는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경재 한나라당 의원은 "통신 업계가 스마트폰 가입자 유치에 혈안이 되면서 애꿎은 소비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며 "한국은 OECD 국가 중 고령화 진입 속도가 가장 빠른 만큼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IT·과학&자동차] 앗! 내가 몰랐던 정보들도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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