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 하프 국무부 부대변인은 15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미국인 억류자인 매튜 토드 밀러에게 6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한 데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북한이 미국 시민권자를 볼모로 삼으려 한다는 게 점점 명백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밀러와 다른 2명의 억류자가 북한 당국에 의해 체포되고 투옥되면서 기소된 혐의는 당연히 미국이나 세계의 많은 다른 나라에서는 체포 또는 투옥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하프 부대변인은 “미국 정부는 이들이 모두 석방돼 귀국해야 한다는 점을 명백하게 밝혔다”며 “선고와 관련한 보도를 봤지만, 이(기소 내용과 선고 결과)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앞서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도 밀러에 대한 북한의 재판을 앞두고 지난 12일 전망을 묻는 말에 “긍정적 조짐은 없다”며 “북한은 늘 이런 식으로 사람을 볼모로 활용하고 이번엔 미국인이다. 이는 불쾌하면서도 고통스러운 방식”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미국 정부가 이처럼 북한이 억류자들을 정치적 볼모로 삼고 있다고 지적한 것은 북한의 이런 일련의 행동이 미국의 고위급 특사 파견을 압박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에 빌 클린턴 및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억류된 다른 미국인의 석방을 위해 방북한 바 있다. 북한에서는 밀러에 대한 선고에 이어 북한 내 호텔에 성경을 둔 채 출국하려다가 지난 5월 억류된 미국인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에 대한 재판도 곧 열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월 ‘국가전복음모죄’로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는 최근 미국의 한 방송에 출연해 미국 정부의 석방 노력을 촉구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