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자르고…줄이고… 사업체질 바꿔 내수 돌파

[재계 내핍경영] 삼성·LG·현대차 내수판매목표 속속 축소<br>신규진출 보류·한계사업 정리등 잇따라‥中企 90%이상 "구조조정 추진·계획"

“최악의 내수 침체를 돌파하려면 군살을 최대한 빼는 수밖에 없다“(삼성전자 관계자) 재계의 내핍 경영 움직임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현재 내수 침체는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전자마저 제품 슬림화에 나설 정도로 위협적이다. 게다가 수출도 둔화 조짐을 보이는 상황이다. 기업들이 믿을 것은 원가절감 및 물류 혁신, 한계 사업 정리, 경상비 삭감 등을 통한 사업체질 개선밖에 없다는 뜻이다. ◇삼성전자, 모델 절반으로 축소= 삼성 그룹은 고유가 행진, 노사환경 악화, 행정수도 이전 논란 등으로 경영 환경이 연초 세운 시나리오 중 ‘최악’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모델 축소 전략도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경쟁력 있고 차별화된 제품만 시장에 남겨 재고 물량을 최소화하는 한편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20% 가량의 모델이 전체 판매량의 80%를 차지한다”며 “모델 축소는 유통업체와 윈ㆍ윈 전략을 통해 경쟁업체와 차별성을 부각시키고 내수 시장의 판도를 변화시키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생산 제품이 일선 영업부서에 도달할 때까지 해당 사업부가 재고 관리를 책임지도록 하는 ‘입고통제제도’와 모델별로 수요를 예측, 적정량만 생산하는 ‘수주정확도 향상 제도’도 도입할 계획이다. 각 사업부가 잘 팔리지도 않은 제품을 만들어 재고만 늘어나는 폐해를 없애겠다는 뜻이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전략이 성공을 거두면 내년에는 해외 모델도 대폭 축소할 계획이다. ◇하반기 경영전략 속속 수정= 삼성ㆍLGㆍ현대차 등은 이미 올해 내수 목표를 크게 줄인 상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올 하반기에도 내수가 살아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올해 내수 목표를 지난 2002년 수준인 8조5,000억원으로 잡았으나 달성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도 내수 목표를 속속 하향조정하고 있다. 현대차는 내수 판매 목표를 71만대에서 66만대로 줄였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상반기 판매 실적이 27만여대로 수정 목표의 41%에 그친 것. 기아차도 41만대에서 38만대로 하향 조정했지만 상반기 판매가 겨우 12만4,699대에 머물렀다. ◇몸집 줄이기 확산= 내수 침체로 신규사업 추진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중견기업인 삼양사도 야심차게 추진했던 플라스틱 광섬유 사업의 전망이 불투명해짐에 따라 미국 ‘디지털 옵트로닉스사(DOC)’를 청산키로 했다. SK 그룹은 내수 침체로 사업 구조조정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경우. 지난해말 채권단과 맺은 ‘재무구조개선 이행약정(MOU)’의 후속 조치로 벤처 회사 등을 매각, 계열사 축소 및 자금 확보에 나설 방침이었으나 매수자들이 선뜻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수 시장에 목을 매고 있는 기업들은 한계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브랜드를 대대적으로 정리한 의류업계가 대표적이다. 제일모직은 여성복 ‘로질리’, 남성캐주얼 ‘프라이언’, 스포츠 브랜드 ‘라피도’ 생산을 중단할 예정이다. 에스콰이아도 신사복 브랜드 ‘소르젠떼’를, 캠브리지는 남성복 브랜드 ‘에딘버러’를 정리하기로 했다. ◇더 힘든 곳은 중소기업= 대기업이 기침을 하면 중소기업은 독감에 걸린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지난달 중소 제조ㆍ벤처기업 316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느끼거나 계획 수립 중이라는 업체가 68.3%에 달했다. 실제 추진 중이거나 완료한 업체도 22.8%로 나타났다. 기협중앙회 관계자는 “대부분 내수 업종인 중소기업의 경우 대기업의 납품 단가 인하, 내수 침체 등으로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인력 및 조직 구조조정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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