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4월 27일] 건설산업의 화려한 녹색 변신

얼마 전 한 세미나에서 아부다비의 신도시 건설에 참여하고 있는 건설관리 전문가의 강연을 들었다. '탄소와 폐기물 배출 제로, 100% 재생에너지 사용'을 목표로 하는 마스다르 도시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내용이었다. 전기 구동 대중교통수단과 폐기물 처리 네트워크 등의 도시기반시설 구축과 함께 연구개발(R&D) 인력을 양성할 최고 수준의 대학을 우선적으로 건립한다고 한다. 또한 대부분의 건물은 골조가 완성되면 천장의 태양광 시설부터 설치하여 그 에너지를 활용한다고 한다. 우리 신도시와는 여러 측면에서 다른 점을 보이고 있다. 다른 선진국들도 녹색성장 구현을 위해 다양한 계획을 실행하고 있다. 영국은 건축물의 탄소배출량을 관리하면서 머지않은 장래에 탄소제로 주택을 의무화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일본은 오는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60% 이상 저감시키기 위한 건설정책을 선보였다. 미국은 에너지 사용량과 배출가스를 포함한 폐기물을 50% 이상 저감하겠다는 국가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적 공조가 단기적인 경제성과 효율성을 넘어서는 친환경 녹색성장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친환경 건설시장은 신성장동력 우리나라에서도 국가적으로 매우 어려운 시기를 맞아 녹색성장ㆍ녹색건설이 새로운 키워드로 대두하고 있다. 정부는 글로벌 금융쇼크에 따른 경기침체를 극복하는 신성장동력을 찾는 노력의 일환으로 '녹색뉴딜' 사업을 발표했다. 4대강 살리기와 녹색 교통망 등에 막대한 투자를 하여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것이다. 건설산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녹색뉴딜 사업 중 건설관련 사업의 생산유발효과는 66조원, 그리고 취업유발인원은 50만2,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건설산업에 거는 기대가 매우 크다. 녹색성장이라는 정책방향은 경기침체 극복을 위한 단기적인 대책이 아닌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는 항구적인 변화이다. 따라서 친환경 건설시장은 산업의 차세대 신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과거의 도로와 항만ㆍ주택 등 전통적인 상품에 '친환경'이라는 가치가 추가되면서 녹색건설시장이 새롭게 부상할 것이다. 기존 신도시와는 달리 '세종시'를 녹색시범도시로 건설해 탄소배출량을 60%까지 대폭 줄이겠다는 원대한 계획이 녹색건설의 전형을 보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신재생에너지, 그린 건축물, 녹색 생활공간 등은 건설산업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것이다. 기술 개발통해 르네상스 열어야 전근대적인 산업, 부실시공, 부정부패, 안전사고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로 점철된 건설산업이 변신의 기회를 맞고 있다. 건설산업은 전체 땅과 물의 20% 이상을 쓰고 있으며 천연자원의 30% 이상을 활용하고 에너지의 40% 이상을 소비하는 산업이다. 이와 같이 건설은 자원 다소비 산업이기도 하지만 다른 모든 생산활동의 수단을 제공하는 산업이므로 녹색성장을 주도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건설산업이 변해야만 녹색성장이 실현될 수 있는 것이다. 녹색건설을 지향하는 기술적 수준은 아직 다른 선진국에 미치지는 못한다. 그러나 우리 인력의 우수성과 순발력ㆍ끈기를 잘 활용한다면 해외건설에서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고 있듯이 곧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녹색성장에 있어서 건설산업이 끊임없는 노력으로 적극적인 역할을 모색한다면 국가 경제성장을 선도함은 물론 건설산업의 르네상스를 여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건설산업의 일부 부정적인 이미지까지 자연스럽게 개선되는 일석삼조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미운 오리 새끼가 아름다운 백조로 변신하듯이 건설산업의 화려한 녹색 변신을 꿈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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