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이타심은 타고난 사회적 본능

■이타주의자가 지배한다(슈테판 클라인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지난 2007년 웨슬리 오트리는 뉴욕의 한 지하철역에서 두 딸과 함께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하철이 승강장으로 진입하는 순간 오트리 앞에 서 있던 젊은 남자가 비틀거리며 선로로 떨어졌다. 오트리는 순간적으로 뛰어내려 남자를 선로 사이에 누이고 그 위로 자신의 몸을 던졌다. 열차는 그의 몸 위에서 멈춰섰고 두 사람은 별다른 부상 없이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수많은 사람들이 오트리의 영웅적 행위를 칭송했지만 인간 행동을 연구하는 생물학이나 경제학의 관점에서 보면 이기적인 존재인 인간이 남을 위해 목숨까지 버리는 것은 무척이나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이다. 독일 출신의 학술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이기주의자가 단기적으로 볼 때는 훨씬 잘 살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타인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이타주의자가 훨씬 앞선다”며 인간이 본래 이기적인 존재라는 전제 조건에 반박한다. 그는 사회생물학, 진화심리학, 뇌과학, 경제학 등을 동원해 이타심의 실체를 파헤치고 미래 사회에서 이기주의자보다 이타주의자가 생존에 유리하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저자는 진화론자인 다윈의 저서 ‘인간의 유래’를 인용해 인간의 신체뿐 아니라 정신력도 세월에 따라 진화하기 때문에 태어나기 전부터 (타인까지 배려하는) ‘사회적 본능’을 갖게 된다고 주장한다. 특히 인간처럼 정신력이 고도로 발달한 동물은 사회적 본능을 타고난 정의감과 도덕심이 발전하게 되며 세대를 거듭할수록 본능으로 내재한 협력 성향 덕택에 살아가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이타심을 익히게 된다는 게 저자의 판단이다. 저자는 “먼 옛날 기후 변화로 식량이 부족해진 세상에서 인류는 협력을 통해 위기를 극복했으며 오늘날 인간도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며 “기후 온난화는 가속화되고 자원 전쟁은 점점 치열해진다”고 지적한다. 극심한 환경 변화 속에서는 인간의 이타심이 생존에 더욱 필수적인 덕목으로 주목받는다는 것이다. 그는 “물리적인 자원은 시장 법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분배되지만 지식을 가진 사람은 그 지식을 나눠주어도 줄어들지 않는다”며 “지식은 오히려 함께 노력할 때 더 큰 성과로 돌아오기 때문에 미래의 경제에서 나눔 정신과 이타심의 재능은 더욱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21세기처럼 긴밀하게 연결된 사회에서는 타인의 성공이 나에게 도움이 되고 타인의 불행이 나에게도 재앙이 된다”며 “결국 미래 사회는 이타주의자가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1만 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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