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렸음에도 가계 대출 금리는 도리어 떨어지면서 사상 최저 수준까지 내려 앉았다. 이는 한은의 기준금리와 시중 금리가 따로 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통화 정책의 신뢰성이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한은이 30일 발표한 '7월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대출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연 5.39%로 전달보다 0.07%포인트가 올라갔다. 하지만 이 같은 상승 폭은 기준 금리의 인상 규모인 0.25%포인트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통상적으로는 시중 금리가 더 뛰어 오르기 마련이다.
특히 가계대출금리는 5.13%로 전달 보다 오히려 0.02%포인트가 내려가, 금리 인상을 통해 가계 대출의 증가를 억제하려는 한은의 의도를 무색하게 했다. 세부적으로는 주택담보대출과 예ㆍ적금 담보대출은 각각 0.08%포인트, 0.09%포인트 오른 반면에 집단대출과 신용대출은 각각 0.19%포인트, 0.1%포인트 하락했다.
집단 대출이 이렇게 하락한 것은 일부 대형 시중은행이 아파트 중도금의 집단 대출을 낮은 금리로 실행한데 따른 것이다. 반면에 기업대출금리는 5.45%로 전달보다 0.05%포인트 상승했다. 대기업대출이 0.17%포인트, 중소기업대출이 0.04%포인트 각각 올랐다.
수신 금리 역시 기준 금리보다는 인상 폭이 적었다. 지난달 신규취급액 기준 저축성수신 금리는 연 3.10%로 전월대비 0.10%포인트 올라갔다. 순수저축성 예금금리가 3.06%로 전월대비 0.06%포인트, 시장형금융상품은 3.20%로 0.19%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예금은행의 잔액기준 총수신금리는 3.02%로 전월대비 0.01%포인트 올랐고, 총대출금리는 5.63%로 전달과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