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덩치 큰 외국계 IT 기업 국내 일자리 창출은 뒷전

한국사무소 인력채용 두자리수 불과 구글코리아 직원수 200명 채 안돼<br>中처럼 토종기업 정부지원책 아쉬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 A사의 대표는 요즘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2년간 SNS 사업에 매진해 왔는데, 조만간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해오던 해외 업체가 한국에 사무소를 개설한다는 소식이 들려왔기 때문이다. 간신히 자리를 잡은 시점에 외국계IT기업의 진출은 걱정거리다. 그는 "이미 글로벌시장에서 검증받은 업체와 부딪쳤다간 결과가 뻔하다"며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지 않는 외국계 기업들의 한국진출은 국내IT기업에 득이 될게 없을 것"이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진출하는 해외 정보기술(IT) 업체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의 일자리 창출이나 투자 확대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국내에 진출했거나 진출을 앞두고 있는 외국계 기업만 해도 광고플랫폼 업체인 인모비ㆍ메디바, 여행 SNS 서비스인 윔두 등이 있지만 이들 모두 국내 인력 채용은 고작 10~20명 안팎에 불과하다. 이들이 해외에서, 또는 자국에서 수십만명에서 많게는 수억 명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매출을 올린다는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국내 SW인력을 외면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달초 방한한 에릭 슈밋 구글 회장이 한국에서 개발자 양성과 지원금 지급 계획 등을 밝혔을 때 환호보다는 실망하는 목소리가 컸던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다. 지난해 전체 매출 293억 달러(약 33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플레이어다운 '통이 큰'규모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구글코리아의 직원 수도 200명이 채 안 된다. 유한회사인 탓에 매출을 공개할 필요도 없다. 국내 전체 스마트폰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덕분에 모바일 검색 시장의 점유율도 높아지고 있지만, 방송통신위원회와 함께 추진키로 한 '코리아 고 글로벌(Korea go global)' 프로그램 외에는 별다른 투자 계획도 없다. 지난 9월에는 2억 달러를 들여 홍콩ㆍ대만ㆍ싱가포르 등지에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세우기로 했지만 역시 한국은 빠졌다. 한 국내 개발사 대표는 "중국의 시나닷컴(新浪)이나 바이두(百度)는 구글 같은 해외 IT 거인들의 중국 시장 진입에도 불구하고 자국에서 1ㆍ2위를 다투는 거대 포털들로 성장했는데 이는 사실상 정부의 역할 덕분"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시나닷컴의 경우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나 블로그 서비스인 '시나블로그'로 중국 네티즌들의 집결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경우 사회주의 국가인 만큼 다소 폐쇄적으로 해외 기업들의 자국 진입을 막은 측면이 있지만, 토종 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최소한의 지원책은 필요하다는 게 이 대표의 주장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