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때 과감히 투자해야 호황때 수익"
포항제철이 내년에 투자를 80% 이상 늘리는 공격경영에 나선다.
이는 내년에 세계 철강시장의 불황이 예상되고, 지난 97년 2조4,000억원을 정점으로 3년 내리 투자축소를 반전시키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포철은 내년에 2조4,284억원을 투자해 올해(1조3,349억원)보다 81.9%를 늘리는 것을 골자로한 경영계획을 마련, 26일 발표했다. 포철은 "이 같은 투자확대는 불황일수록 투자를 늘려야 호황이 올 때 충분한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방침에 따른 것"이라며 "내년 투자는 고부가가치 제품의 생산확대와 생산시설의 효율 개선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포철은 경기가 위축되기 시작한 97년에 2조4,400억을 투자했고, IMF 체제에로 접어든 98년에 1조7,990억원을 투자하는 등 불황기에 투자를 늘리는 전략을 써왔다. 이후 99년 1조3,550억원, 2000년 1조3,349억원으로 계속 줄어들었다.
내년 투자계획 가운데 철강분야는 1조6,097억원으로 8,599억원에 그친 올해보다 87% 늘려 잡았다. 포철은 생산 설비의 합리화에 집중 투입하기로 했다.
분야별로는 고부가가치 제품인 스테인리스 열연강판의 생산능력을 키우고, 일본 제품의 국내 침투가 가속화되는 열연코일 시장을 지키기 위해 이 분야의 설비고도화에 나서기로 했다.
또 냉연강판의 2배 이상의 가격을 받는 고가제품인 전기강판 공장의 시설을 개선하고 선재공장의 생산 합리화도 추진하기로 했다. 또 미래사업으로 잡은 정보통신 분야에서 IMT-2000에 2,000억원을 투자하고, 에너지 절감, 환경 개선 분야에 5,000여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포철은 IMT-2000 사업자로 선정된 SK컨소시엄에 12%의 지분을 가진 2대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포철 관계자는 "호황을 보인 95년에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IMF 위기때도 시설ㆍ인력에 대한 투자를 줄이지 않았다"며 "내년에도 공격경영을 통해 불황을 이겨나가는 전략을 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동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