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좌판 할머니 울먹임에 마음 아파…"

이명박 대통령이 4일 새벽 송파구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을 전격 방문했다. 경제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들과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한 '현장 행보'의 일환으로 지난해 9월초 추석을 앞두고 천안 남산 중앙시장을 찾은 이후 3개월만이다. 청와대측은 이날 시장방문에 대해 전대미문의 경제난국 타개를 위해 보이고 있는 위기극복, 통합, 현장 등 이른바 '3 각 행보'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이 가락시장에 도착한 것은 동이 트기도 전인 오전 5시 30분. 겨울비가 내리는 가운데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의 안내를 받으며 시장에 들어선 이 대통령은 곧바로 상인들의 손을 잡았다. 이 대통령은 한 상인이 "장사가 너무 안돼 못먹고 살 정도"라는 하소연을 듣고 "배추값이 많이 떨어졌다"면서 "어떨 때는 너무 많이 올라서 소비자들이 어렵고 이번에는 생산자들이 어렵고..농민들이 너무 어렵다"며 상인과 농민들을 위로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한 상인의 권유로 배추속을 먹어본 뒤 배추 500포기를 즉석에서 구입했으며,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상인들의 배추 운반을 돕기도 했다. 시장을 돌아보던 중 좌판에서 우거지를 파는 박부자 할머니가 감정이 복 받친듯 이 대통령을 잡고 울음을 터뜨리자 이 대통령은 "하루 수입이 얼마 되느냐"고 물은 뒤 노점상을 하던 어머니가 생각난 듯 "내가 선물을 하나 주겠다. 내가 20년 쓰던 건데 아까워도 줘야겠다"면서 목도리를 직접 건넸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하다하다 어려워지면 언제든 나한테 연락을 달라. 대통령에게 연락하는 방법을 알려줄 테니까"라고 말했다. 우거지 4묶음을 산 이 대통령은 돈을 받지 않겠다는 할머니와 승강이를 벌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인근 해장국집에 들어 상인들과 아침 식사를 하며 박부자 할머니를 언급하며 "하도 울어서 마음이 아프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이 대통령은 "할머니가 `대통령이 잘되기를 바라는 기도를 하겠다'고 하는데 눈물이 난다"면서 "그 사람을 위해 내가 기도를 해야 하는데 그 사람이 기도를 하니.."라며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어 이 대통령은 "상인들이 장사하는 데 반가워 해줘서 감사하다. 정치인들이 오면 욕하는 곳인데.."라며 감사의 뜻을 전한 뒤 시장을 떠났다. 이 대통령은 또 한 상인이 "시장이 너무 깨끗하면 안된다"며 농수산물 쓰레기 단속에 대한 불만을 터뜨리자 "공무원들이 편할 게 아니라 상인들이 편하게 해야 한다"면서 "서울시장에게 말해 주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