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내수주 주춤 IT주는 상승세 시장 주도 이전되나

지난달 이후 시장 상승을 주도해온 내수주들이 종합주가지수 820선 회복을 고비로 주가가 주춤거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IT(정보기술)주들이 10일 심상치않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어 내수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는것이 아닌가하는 전망을 낳고 있다. 그러나 일부 증시 전문가들은 이날의 IT주의 상승세가 지속될지에 대해 회의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오랜만의 IT주 상승 10일 증권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IT주들이 강한 상승세를보이고 있다. LG필립스LCD가 3.63% 오른 것을 비롯해 하이닉스 2.41%, 삼성SDI 2.21%, LG전자2.27% 등 대형 기술주들이 오름세다. 중소형주와 반도체ㆍLCD장비주들의 상승 탄력은 대형주들에 비해 훨씬 강하다. 디에스LCD 7.93%, 탑엔지니어링 3.95%, 한솔LCD 4.47%, 나노하이텍 7.22%, 오성엘에스티 5.18%, 우주일렉트로닉 9.76% 등 LCD와 장비주들이 대부분 올랐다. 반도체 관련주들도 프롬써어티가 상한가까지 뛰어오른 것을 비롯해 주성엔지니어링 6.72%, 국제엘렉트릭 5.50%, 아큐텍반도체 5.51%, 아남반도체 8.75%, 원익쿼츠5.68% 등으로 두드러진 상승폭을 나타내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는 IT주 상승세에서 제외돼 있는 듯 했으나 '자사주 매입설'이 퍼지면서 상승 대열에 합류하는 모습이다. 이날 IT주의 상승 요인은 휴대전화 제조업체 노키아와 반도체 업체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의 고무적인 실적 전망 발표에 힘입은 미국 나스닥지수 상승을 꼽을 수있다. 노키아는 휴대전화 시장이 전세계적인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이에 따라 자사 3.4분기 매출과 수익이 모두 당초 예상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키아는 3.4분기 매출액 추정치를 66억-68억 유로에서 68억-69억 유로로, 주당수익은 0.08-0.10 유로에서 0.11-0.13 유로로 상향조정했다. 미국의 반도체 업체인 TI도 3.4분기 주당 수익이 27-29 센트에 달할 것이라고전망해 당초 예상치인 주당 26-29 센트에 비해 하한선을 올려 잡았다. 시장이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 노키아는 8.34%, TI는 10.30% 올랐고 기술주들의 동반 강세를 이끌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5.37% 올랐다. 여기에 일부 종목은 개별 재료도 가세했다. 주성엔지니어는 미국 IBM에 IC칩 제조용 장비를 공급, LCD가 아닌 반도체 부문에서도 고객 다변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고 국제엘렉트릭은 삼성전자에대한 대규모 수주와 하이닉스로부터의 추가 수주 기대가 시장에 전해지기도 했다. 김영준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반도체 관련주들의 상승 외에 반도체 등주요 기술주들이 3~4개월간 수익률이 시장평균을 밑돌고 주가수익배율(PER)이 6배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저평가 상태가 뚜렷한 점도 주가 상승을 돕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그는 이날 강세를 기술주 반등의 시작으로 해석하기엔 아직 이르다면서기술주의 주가 상승도 오래가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내 D램, LCD 등 주요 IT제품 가격의 의미있는 회복이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예상되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다만 4.4분기 계절적 수요로 인해 D램, LCD 가격 등이 일시적으로 10월 정도에강세를 보일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조윤남 우리증권 애널리스트도 "IT업종의 이익모멘텀이 약화되고 있다"면서 "특히 2003년 8월 이후 처음으로 지난 달에 '1개월전 대비 EPS 변화율이 마이너스를 나타낸 이후 2개월 연속 EPS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이익전망 하향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뜻"이라며 "주가의 상승추세로의 반전을 논하기 이른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조만간 시장의 주도권은 내수주에서 IT주로옮겨갈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이번 반등이 그 시작이라고보기는 어렵다"고 풀이했다. 그는 "오늘 강세는 그동안 내수주와 벌어졌던 간격을 메우는 의미가 더 강하다"면서 "본격적인 IT주의 강세는 10월 중순부터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브레이크 걸린 내수주 7월 하순 시작돼 지난달 12일 금융통화위원회의 콜금리 전격 인하로 절정에 달했던 '경기부양 기대장세'에서 주식시장을 이끌어 온 것은 뭐니뭐니해도 유통주와음식료 등 소비재주, 그리고 금융주를 트로이카로 하는 내수주였다. 그러나 연이어 발표된 각종 거시지표들이 '경기하강'의 적신호를 보내기 시작하면서 해당업종 대표주들의 실적이 뚜렷한 악화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음에도 9월 초순을 지나면서 이들 종목의 상승세에는 제동이 걸리는 느낌이 뚜렷하다. 신세계의 경우 이번 장세로 '마의 30만원' 벽을 뚫는데는 성공했지만 이달 들어8월 실적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8거래일중 상승한 날은 고작 이틀뿐이?농심도 비슷한 처지다. 태평양의 주가도 서서히 떨어지더니 10일 시장에서는 무려 5%나 넘는 낙폭을 보이고 있고 KT&G는 연이은 국내외 증권사들의 호평에도 연 사흘 내림세에서 벗어날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내수주의 추가상승을 막는 장벽은 더 이상 '기대감'만으로 뚫기에는 점점 벅차게 느껴질 정도로 악화되는 소비심리와 내수지표들이다. 당국이 '일시적 요인'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빨라야 내년 상반기에나 조정이 끝날 것으로 예상됐던 가계부채가 2.4분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고 소비심리는 연 4개월째 하락하며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가계소득이 늘지 않는 가운데 고유가 등의 영향으로 상승률이 4%대에 달한 소비자 물가도 내수주의 추가 상승을 막는 부담요인이다. 교보증권 박종렬 애널리스트는 "8월 소비자 전망 조사결과는 예상했던 하락세지만 하락폭이 크고 향후 수개월내 의미있는 반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내수중대한 부정적 모멘텀"이라고 지적했다. 내수 상황을 고스란히 반영한다고 볼 수 있는 은행 등 금융주의 지지부진한 양상도 같은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 부정적인 경기 환경속에 내달 금융당국이 콜금리 인하를 통해 내수부양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해줄지 여부도 또다른 정책리스크 요인이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김종수.신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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