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카바예바, 설움 딛고 첫 金

비운의 리듬체조 스타 알리나 카바예바(21.러시아)가 2004아테네올림픽에서 첫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고 부동의 여제(女帝)임을널리 알렸다. 카바예바는 지난 96년 체조에 입문, 불과 3년만인 99년 오사카 세계선수권대회때 4관왕에 오르면서 21세기 리듬체조계의 흐름을 리드하는 부동의 정상. 지금까지 세계선수권에서 딴 금메달이 8개이고 각종 월드컵에서 쓸어담은 금메달은 열 손가락으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지난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카바예바는 그러나 2001년 호주브리즈번에서 열린 굿윌게임을 앞두고 금지약물 복용사실이 드러나 체조 인생에 종지부가 찍힐 뻔한 위기를 맞았다. 굿윌게임 출전차 호주에 머물 때 선수단에서 사다 준 '하이퍼'라는 식품 보조제를 먹었는데 진품이 아닌 금지약물이 섞인 유사제였던 것. 이뇨제 계열의 금지약물인 푸로세마이드 양성반응을 보여 굿윌게임에서 획득한메달과 이어 열린 스페인 세계선수권에서 딴 메달을 모두 박탈당했고 선수 자격도 1년간 정지됐다. 동료 이리나 차시나와 함께 금지약물 복용이 적발됐지만 카바예바는 세계선수권에서 목에 건 5개의 금메달을 모두 박탈당한 터여서 상실감은 한층 더 했다. 카바예바는 고의로 약물을 복용한 것이 아니라며 뒤늦게 억울함을 호소했지만징계는 해제되지 않았고 결국 지난 해 4월까지 자비를 들여 정기적으로 도핑테스트를 받는 `보호관찰' 시기까지 감내해야 했다. 자격정지 기간이 끝나자 카바예바는 그 동안 몸이 근질거렸다는 듯 다시 각종세계 대회를 휩쓸기 시작했다. 자격 회복 후 출전한 첫 세계대회였던 2003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에서 개인종합을 비롯해 볼, 리본, 팀경기에서 모두 정상에 올라 4관왕을 달성했던 것. 마침내 이번 올림픽에서 정상에 우뚝 선 카바예바는 "나를 지원해준 코치, 물리치료사, 발레 선생님에게 모든 영광을 돌린다"며 "그들이 없었으면 출전도 못했을것"이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카바예바와 함께 약물파동을 겪었던 차시나는 올림픽 첫 메달이자 은메달을 목에 걸며 악몽에서 완전히 깨어났지만 `영원한 2인자'라는 듣기 싫은 딱지는 이번에도 떼지 못했다. (아테네=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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