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또… 그리스 악재에 50P 급락

코스피지수 50포인트 급락… 건설ㆍ화학 등 5% 이상 급락

그리스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우려감이 다시 불거지면서 국내 증시가 급락했다. 20일 코스피지수는 50.83포인트(2.74%) 내린 1,805.09포인트에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 4일(-3.59%)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장 초반에만 10포인트 가량 소폭 상승한 뒤 등락을 거듭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리스 부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오후 들어 갑작스럽게 급락세로 돌변했다. 이날 하락세를 주도한 것은 외국인이었다. 최근 6거래일 동안 8,700억원 이상을 순매수한 외국인은 이날 1,069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 5일 2,995억원 어치를 순매도한 이후 가장 큰 매도 규모였다. 기관은 오후 2시 20분까지 순매수 기조를 유지하다 장 종료를 앞두고 매도세로 돌아서며 이틀 연속 순매도에 나섰다. 이날 증권, 보험, 투신 등 대부분의 기관들이 200억원 안팎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그나마 개인이 이날 909억원 어치를 순매수하며 코스피 지수 1,800포인트를 지켜낼 수 있었다. 전업종에 걸쳐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건설업이 5.75% 하락한 것을 비롯해 화학(-5.63%), 운송장비(-3.81%), 금융업(-2.88%), 유통업(-1.44%) 등 수출주와 경기방어주가 동시에 하락했다. 다만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상승세를 보인 영향으로 전기ㆍ전자 업종만 1.07% 상승 마감했다. 증시가 이처럼 급락세를 보인 것은 그리스 사태에 대한 우려감이 재발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유로존을 이끄는 양대 국가인 독일과 프랑스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운용방식을 두고 긴급 정상회담을 가졌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 한 점이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했다. 또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 펀드 매니저를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4분의 3 가량이 그리스가 디폴트를 선언할 것이라는 대답했다는 외신 보도가 투자자들을 자극했다. 게다가 여의도에서는 “그리스의 긴축안 표결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는 추측성 루머가 돌며 투자 심리는 더욱 위축됐다. 박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그리스 사태가 불안하게 작용하면서 안도랠리에 이르렀던 국내 증시가 다시 한번 충격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며 “8~9월과 비교하면 변동성 자체는 작아지는 국면이어서 일시적 하락세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국내 증시의 방향도 해외의 경제 상황에 따라 하루하루 민감하게 반응하는 현상이 벌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로존의 위기가 해소되지 않은 데다 미국도 경기침체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유럽과 미국이 어떤 정책과 지표를 보이느냐에 따라 하루하루 국내 증시의 방향이 달라지는 등 횡보장세를 연출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또 “최근 중국도 집값 하락, 대출 급증, 은행 리스크 부각 등으로 세계 경제에 불안성을 더해주고 있어 변수가 더욱 커졌다”며 “당분간 해외 뉴스에 따라 증시가 움직이는 ‘뉴스 랠리’의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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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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