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중소업체에도 내려라" 지속 압박

■공정위, 백화점 명품업체 수수료 실태조사<br> 백화점측, 수수료 인하안 제출 했지만<br> "불공정 이미지로 여론몰이" 강한 반발


공정거래위원회가 백화점의 해외 명품업체에 대한 판매수수료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한 18일 백화점 측은 중소 납품업체에 대한 판매수수료 인하 방안을 제출했다. 공정위가 판매수수료를 놓고 지속적으로 백화점을 압박해온 상황이어서 백화점 측이 백기를 들지 주목된다. 지철호 공정위 기업협력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소업체의 절반 이상이 실질적인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합의정신에 부합하는 안을 (백화점 측이) 가지고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동수 공정위원장과 백화점·대형마트·TV홈쇼핑 등 11개 대형 유통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은 지난달 6일 중소업체의 판매수수료를 현재보다 3~7%포인트 인하하기로 합의했으나 백화점 측에서 반발하며 최종 인하폭 등은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공정위가 16개 해외명품 및 국내 유명 브랜드 업체의 백화점 판매수수료를 실태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유명 브랜드는 절반 이상이 30%가 넘는 백화점 판매수수료를 내고 있지만 해외 명품 브랜드는 3분의1이 15% 미만의 수수료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명품 업체들의 수수료율은 최대 25%를 넘지 않아 백화점들의 해외 명품 업체에 대한 특혜가 드러나게 됐다. 특히 8개 해외 명품업체가 입점한 총 169개 매장 중 21%인 36개 매장에서 최근 5년간(2006~2010) 최저 1%포인트에서 최고 4%포인트까지 수수료율 인하가 이뤄졌다. 또한 국내 브랜드는 매장 임대시 해외명품과 달리 매달 200만~300만원의 관리비를 별도로 부담했다. 계약기간도 해외명품은 최소 3년이지만 국내 브랜드는 대부분 1년으로 거래의 안정성 측면에서 해외명품보다 불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는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중소 납품업체의 수수료 수준과 수수료 이외의 추가 부담 등에 대한 실태조사를 조만간 실시해 백화점 측을 더욱 압박할 계획이다. 지 국장은 "특정하게 높은 몇 개 상품군만 집중적으로 실태조사해 개선하면 계속 오르던 수수료가 내려가거나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백화점 업계는 판매수수료 인하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백화점 업계에 불공정한 이미지를 심어줘 여론 몰이를 하겠다는 의도라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A백화점의 한 관계자는 "수십년간 시장에서 굳어진 가격(수수료율)인데 마치 백화점이 강자(명품)에 굽실되는 식으로 발표하는 것은 망신 주기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명품과 국내 브랜드 간 수수료 차이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데 이번 조사에서 새롭게 발견한 것처럼 포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B백화점의 한 관계자는 "명품이 타 브랜드보다 수수료가 낮더라도 입점을 시키는 것은 그만큼의 브랜드파워와 마케팅 측면에서 우위에 있기 때문"이라며 "다소 인지도가 떨어지는 중소 협력업체 제품이 (수수료 책정에서) 협상력이 떨어지는 것은 시장의 논리"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제일모직, LG패션ㆍ코오롱인더스트리ㆍ한섬(이상 의류), 아모레퍼시픽ㆍ성주디앤디ㆍ이에프씨ㆍ태진인터내셔날(이상 잡화) 등 8개 국내유명 브랜드와 루이비통코리아ㆍ샤넬ㆍ구찌그룹코리아ㆍ리치몬트코리아ㆍ버버리코리아ㆍ프라다코리아ㆍ에르메스코리아ㆍ페라가모코리아 등 8개 해외명품 브랜드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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