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법의 한 과장이 사이버 공간에서 무료 법률상담을 해주고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대전지법 정승열(52) 민사과장은 지난 2000년 9월 당시 초등학교 6학년이던 아들에게서 홈페이지 제작기술을 배워 `정승열의 보물창고(http://apollo.netian.com)`라는 사이트를 만들고 무료 법률상담을 해왔다.
처음에는 주변 사람들의 축하 및 격려성 글로 채워지던 이 사이트 `질문과 답변` 코너에 첫 상담글이 오른 것은 석달 만인 그해 12월11일.
정 과장은 `전세계약이 만료된지 3년이 지났지만 집주인은 전세금을 빼주지 않고 있다`며 대응책을 묻는 글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1,400여건의 법률상담을 했다. 최근에는 하루 5~6건의 도움을 요청하는 글이 게재되고 있다.
정 과장은 24시간 안에 답변을 해주기 위해 퇴근 후 밤 늦게까지 법전 등 관련 자료와 씨름한다. 법원에서 임대차 분야 전문가로 알려진 그는 95년 이후 발표해온 임대차 관계 사법연구논문과 월간지 게재 논문 등을 종합하고 대법원 판례, 헌법재판소ㆍ공정거래위원회 결정 등을 묶어 지난해 8월 `상가ㆍ주택 임대차보호법 실무`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올 5월에는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받기에는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소송당사자들의 `나홀로 소송`을 돕기 위해 `소송실무대전`도 발간했다.
정 과장은 “요즘 한창 논의되고 있는 `사법개혁`은 국민 모두가 손쉽게 법률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며 “앞으로도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들에게 법률적 도움을 주기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최수문기자 chs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