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공연계 양날의 칼, 소셜 커머스


얼마 전 뮤지컬 한 편의 티켓 1만여장이 사흘 만에 팔린 '이변'이 벌어졌다. 이변의 주인공은 PMC프로덕션의 뮤지컬 '금발이 너무해'로 4억원이 넘는 판매액을 기록했다. 비결은 '소셜 커머스(Social Commerce)'에 있었다. 티켓몬스터를 통해 9만 원짜리 R석을 60% 할인된 3만 8,000원에 내놓았더니 불과 3일 만에 다 팔린 것이다. 온라인을 통한 공동구매 방식인 소셜 커머스가 음식ㆍ미용ㆍ레저를 넘어 공연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인터파크 등 일부 예매 사이트가 독점하다시피 한 티켓 시장에 새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소셜 커머스를 활용하는 구매층은 주로 남성이 많아 20~30대 여성 관객에 치우쳤던 공연 시장에 관객 확대 효과도 기대된다. 아울러 하루에 한 제품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소셜 커머스 특성상 광고 예산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공연기획사 입장에서는 집중적인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고 '박리다매'지만 요즘 같은 비수기에 티켓 판매가 짭짤하다. 그러나 부작용도 만만찮다. 할인율이 보통 50~60%에서 최고 80%를 넘나들다 보니 연극의 경우 공연 티켓이 영화 티켓보다 저렴해지는 역전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소셜 커머스 업체를 통해 티켓을 판매한 연극열전과 연희단거리패 등 상당수 기획사들은 겉으로는 티켓이 많이 팔려 웃고 있지만 속으로는 작품 이미지 손상에 속을 끓이고 있다. 연극기획사의 한 관계자는 "소셜 커머스로 인해 대다수 연극의 티켓 값이 낮아지면서 티켓 가격의 왜곡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셜 커머스 판매가 이뤄졌던 작품의 경우 다시 할인 판매가 진행될 거라는 기대감 때문에 상시 판매에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몇 년 전 온라인 서점과 오픈 마켓 등이 등장하면서 출혈 할인경쟁이 만연돼 중소 서점은 물론 결국 출판사의 생존까지 위협한 사례가 공연 시장에도 일어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공연 시장에서 '양날의 칼'이 된 소셜 커머스, 순기능은 살리되 역기능은 최소화하는 지혜와 절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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