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금리에 우는 서민] 신용등급별 대출금리차 15.2%P

1등급 年 6.7%… 10등급 21.9%

은행이나 저축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 금리 차이가 나는 주요 원인은 신용등급이다. 금융회사들은 자체 시스템으로 고객을 평가하기도 하지만 개인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도 주로 참조한다. 신용등급이 얼마나 높고 낮으냐에 따라 금리차이는 확 벌어진다. 신용등급이 낮으면 은행에서는 대출이 안 될 수도 있다. 6~7등급부터는 은행이 아닌 캐피털ㆍ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아야 한다. 물론 금리는 천정부지로 뛴다. 개인신용정보회사인 코리아크레딧뷰로(KCB)의 자료를 보면 신용등급이 대출금리에 미치는 영향력을 알 수 있다. 신용대출을 받을 때 신용등급이 가장 높은 사람과 가장 낮은 사람의 이자율 차이가 두자릿수를 넘는다. 지난해 6월 기준으로 은행과 저축은행 등 국내 주요 금융기관의 대출현황 통계를 바탕으로 등급별 평균 금리를 뽑아본 결과 1등급은 연 6.7%였지만 10등급은 연 21.9%였다. 1등급과 10등급 간의 금리차이가 무려 15.2%포인트에 달한다. 2등급은 연 7.7%, 3등급은 연 9.7%, 4등급은 연 12.3%, 5등급은 연 15.1%였다. 6등급은 연 16.9%, 7등급은 연 19%다. 8등급부터는 연 20%가 넘어가는데 8등급 연 20%, 9등급은 연 21.3%다. 신용대출로 1,000원을 빌리면 1등급과 10등급 간 이자 금액은 최대 152만원 정도 차이가 나는 셈이다. 문제는 신용등급이 실수 한두 번에 확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또 한 번 떨어진 신용등급을 다시 올리는 작업은 쉽지 않다. 실제 신용등급이 3등급이었던 직장인이 실수로 카드대금을 두 번 연체했다가 2개월 뒤 신용등급이 7등급이 된 경우도 있었다. 7등급이면 은행 이용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떨어진 신용등급을 한 단계 올리는 데도 최소 수개월이 든다. 이 때문에 단순히 신용등급만으로 대출가능 여부와 금리를 정하게 되면 서민들은 고리사채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많다. 경제활동이 없는 주부 등은 신용등급 산출이 어렵다. 당장 등급이 낮더라도 향후 벌이 수준 등에 따라 대출금을 갚을 수 있는 경우에도 돈을 빌려주지 않거나 고금리를 매기면 서민들의 부담은 눈덩이처럼 커지게 된다. 금융회사들이 돈을 빌려주는 방식이라는 것이 사실상 기계화된 등급에 무차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셈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금융권이 순전히 신용등급만 따져 대출하다 보니 상당수 서민들이 대부나 사채시장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신용등급뿐만 아니라 대출금 상환계획 등 다양한 조건을 따져 대출 여부와 금리를 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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