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25일 ‘미사일 문제에서 미국이 제일 많이 실패했다’는 이종석 통일부 장관의 발언을 옹호하고 나서 여야 의원들의 반발을 샀다.
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크고 많은 실패가 있는데 한국 장관이 ‘그 정책은 미국이 성공한 것이 아니라고 본다’고 말하면 안 되느냐. 그렇게 말하는 한국의 각료들은 국회에 가서 혼이 나야 되는 거냐”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장관들은 자기 소신을 다양한 방법으로 뚜렷하게 표명하고 되받아서 질문도 해야 한다”며 “‘그러면 북한 목 조르기라도 하자는 말씀이십니까’ 등의 질문을 하도록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원색적으로 노 대통령을 비난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즉각 논평을 내고 “어불성설이고 무책임의 극치”라며 “국회는 이 장관의 발언이 미칠 파장과 영향을 우려한 것이고 국제사회의 냉혹한 현실에 뒤떨어진 몽상적 발언을 지적한 것이다. 노 대통령의 발언은 의회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라고 성토했다.
심지어 여당 내에서도 비판적인 기류가 일고 있다. 정장선 비상대책위원은 “설령 이 장관 말이 옳다 해도, 한반도 긴장 상태에서 특정 국가 정책이 실패했다는 자극적인 언사는 적절하지 않고 이를 국회가 지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대통령이 그렇게까지 얘기할 것 있느냐”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