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국계은행 국내 생존 카드는 '위안화 비즈니스'

풍부한 노하우·지점 등 갖춰

국내 은행과 차별화로 승부수

지난 17일 중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에서 다국적 기업 자금관리와 무역금융업무를 총괄하는 글렌 저우 본부장이 한국을 찾았다. 15개 대기업을 직접 찾아가 맞춤형 위안화 비즈니스 컨설팅을 해주는 한국 SC위안화 로드쇼를 진행하기 위해서였다. 한국SC은행은 이전에도 '위안화 심포지엄' 등 행사를 열어 기업금융 고객들에게 위안화 정보를 제공해왔지만 위안화 전문가가 직접 기업을 방문해 상담하는 행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21일 금융계에 따르면 7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계기로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이 들어서면서 위안화 시장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금융권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우리나라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들은 풍부한 위안화거래 경험을 내세워 기업 고객 모시기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4월부터 한국SC은행을 이끌고 있는 아제이칸왈 행장은 대만SC은행 재직 당시 SC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대만 내 위안화센터를 구축했던 인물이다. 당시 취임사에서 "SC가 홍콩이나 대만 등에서 거둔 위안화 비즈니스 성공 사례와 위안화 리더십을 활용해 한국의 위안화 허브 구축전략에 조력자 역할을 하겠다"며 "위안화 비즈니스는 한국SC가 집중해야 할 중요한 분야"라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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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상하이은행(HSBC)도 올 들어서만 벌써 네번째 위안화 관련 행사를 진행했다. 2월 중국 경제와 투자에 관한 고객 세미나에 이어 6월 열린 서울파이낸셜포럼을 후원했을 뿐 아니라 기조연설자로 참여해 HSBC 고객을 초청한 데 이어 7월에는 중국 현지에 코리아 데스크를 개설한 지 10주년을 맞아 '코리아 데이' 행사를 열었다.

17일 열린 마틴 트리코드 한국HSBC 대표의 기자간담회 주제도 위안화의 미래였다. 트리코드 대표는 "HSBC는 5년 전 홍콩에서 위안화 무역결제를 최초로 성사시켰고 최초 역외 위안화 표시 채권을 발행했으며 홍콩에서 역외 위안화 기업공개를 최초로 한 오랜 역사와 전문성이 있다"며 "HSBC는 위안화 국제화에 따른 여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마켓 리더"라고 강조하는 등 간담회 대부분을 HSBC의 위안화업무 강점을 소개하는 데 할애했다. HSBC는 이날 350여명의 고객을 초청해 청산은행의 역할과 위안화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RQFII) 등 위안화 국제화에 대한 내용을 설명하는 세미나도 가졌다.

외국계 은행들이 위안화 사업에 발 빠르게 움직이는 이유 중 하나는 저금리로 소매금융 분야의 이익은 줄어들고 국내 시중은행과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반면 글로벌 기업금융 분야에서는 오랜 경험과 세계 각지의 지점 확보라는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HSBC는 지난해 소매금융 철수를 선언, 11개의 지점 가운데 1개를 제외한 나머지를 폐쇄하고 기업금융에 집중하고 있다. SC은행은 연초 150명을 구조조정하고 지점 50개를 통폐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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