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생색내기용 취업프로그램?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일부 TV에서 방영하는 취업 관련 프로그램이 생색내기용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KBS 2TV `꿈의 피라미드`(일 오후6시20분)는 신(新)채용 문화를 만들겠다는 취지하에 기획된 취업 프로그램. 접수자 중 서류 전형과 면접을 통해 10명을 선발, 닷새간의 각종 테스트와 합숙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는 식이다. 이 프로그램은 기존의 천편일률적인 채용과정에서 벗어나 보다 색다른 선발방식을 시도하고 있어 일단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1일부터 녹화에 들어간 `꿈의 피라미드 3기`(15일 방영 예정)의 경우 프로그램 본연의 기획 의도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3기는 최종 5명의 대한항공 객실여승무원을 채용하는 프로젝트. 하지만 이미 대한항공은 지난 1월부터 여승무원 공개 채용을 시작해, 현재 사내 인재개발본부에서 2차 전형을 진행중이다. 실제로 이번 프로젝트에는 총 1,000여명의 신청자가 몰려 북새통을 이뤘고, 방송에 출연하는 후보자 10명 중 대한항공 공채에서도 서류전형을 통과한 사람들이 무려 7명이나 포함되어 있다. 이들 2중 합격자들은 일종의 보험형식으로 방송사 프로그램에도 지원한 셈이어서, 일자리 창출이라는 프로그램 본래의 의도를 흐리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채용 방식 또한 논란의 도마 위에 놓여져 있다. 1일부터 시작한 이번 프로젝트는 1월 20~27일까지 원서 접수를 받았다. 그러나 서류 접수 마감 바로 다음날에 1차 합격자를 발표하고, 불과 3일만에 최종 후보자를 선정해 채용과 관련해 충분한 검토가 이뤄졌는지에 대한 지적이 있다. 또한 5일간의 합숙 과정에서는 가수 이성진, 이민우, 토니 등 남자 연예인들이 참여할 예정. 여승무원이 일정 정도 외모가 중시된다는 점과 맞물려 자칫 이번 프로젝트가 남자 연예인들과 여자 참여자들간의 `만남`에 초점이 맞춰질 우려도 낳고 있다. 실제로 제작진 측은 “방송 진행상 후보자 선발 과정에 말솜씨와 외모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 인재개발본부 김대원 부장은 “꿈의 피라미드는 정규 공채와는 별도로 진행되는 사항”이라며 “KBS가 프로그램 참여를 요청해 청년 실업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고자 참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훈기자 fla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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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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