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레타 이탈리아 총리 60억유로 증세 급제동

"긴축만으로는 안돼" 성장정책 선언<br>18개월 후 성과 없으면 물러날 것<br>재정 메우기 구체 방안은 제시못해

엔리코 레타 신임 이탈리아 총리가 마리오 몬티 전 총리가 추진해온 60억유로 규모의 증세정책에 급제동을 걸고 성장정책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또 18개월 뒤까지도 정책 성과를 내지 못하면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공언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레타 총리가 29일(현지시간) 내각 신임투표를 앞둔 의회 연설에서 오는 6월로 예정됐던 부동산세 도입을 유보하고 7월1부터 시행하기로 한 부가가치세 증세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전임 몬티 총리가 추진한 증세를 철회하는 대신 레타 총리는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고 실업수당을 위한 재원을 늘리는 등 재정긴축으로 쪼그라든 복지망을 확충하겠다는 방침을 내비쳤다.


레타 총리는 "재정긴축만으로는 우리가 죽게 된다"며 "더 이상 성장정책을 미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정부가 일자리 창출에 최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며 ?년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들에는 세제혜택을 주겠다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레타 총리는 유럽연합(EU)과의 재정개혁 약속도 지키겠다고 강조하며 '성장'과 '재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드러냈다. 헌법에 명시한 2014년 이후 재정균형 목표도 지키겠다고 공언했다. 올해 이탈리아는 경제규모가 1.3% 역신장하는 가운데 공공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130.4%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레타 총리는 증세안 철회로 구멍 나는 재정을 어떻게 메울 것인지 구체적인 대책을 제시하지 못해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FT는 그가 공공지출 삭감과 장관들의 연봉 삭감 등을 언뜻 언급하기는 했지만 60억유로에 달하는 세수 포기분을 어떻게 조달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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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타 총리의 대연정과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에 시장 상황은 일단 호전됐다. 이날 이탈리아는 10년 만기 국채 30억유로를 2010년 10월 이래 가장 낮은 이자율 3.94%에 발행했다. 프란체스코 가자렐리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레타 정부가 1년 이상 유지된다면 독일과 이탈리아의 10년 만기 국채금리 차이는 현재의 2.67%포인트에서 1%포인트가량 좁혀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레타 총리는 자신의 성장전략과 EU와의 재정정책 공조 방침을 설명하기 위해 30일부터 독일을 시작으로 벨기에ㆍ프랑스 등을 방문한다.

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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