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北, 내각 대폭 개편 배경은

"경제난 타개·후계구도 안착 노려"

김정일(가운데) 북한 국방위원장이 7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2기 3차회의에 참석해 있다.

북한이 7일 올해 들어 두 번째로 최고인민회의를 열고 내각을 대폭 개편한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 보도에 따르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 북한은 최영림(81)을 내각총리에, 장성택(65)을 국방위 부위원장에 각각 앉혔다. 여기에 북한은 내각부총리와 기계공업상ㆍ전자공업상ㆍ경공업상ㆍ식료일용공업상 등 경제 관련 내각을 대폭 교체했다. 이를 두고 대북전문가들은 크게 ▦화폐개혁 실패 책임론과 경제난 타개 ▦김정은 후계구도 안착 ▦천안함 관련 대 국제사회 외교전 강화 등을 개각의 이유로 분석하고 있다. ◇김일성 세대 최영림, 경제 책임질 듯=우선 이번 내각교체는 지난해 말 화폐개혁 실패에 따른 북한 사회의 민심이반이 심각한 데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을 위해서는 현재와 같은 내각으로는 경제난을 타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새 총리에 기용된 최영림은 고 김일성 주석 세대 인물로 지난 1990년대 정무원 부총리 겸 국가계획위원회 위원장과 금속공업부 부장을 지내는 등 각종 국가경제 관련 정책에 관여한 인물이다. 그는 또 김 주석의 책임서기(비서실장)를 세 번이나 지낼 정도로 김 주석의 ‘복심’으로 통한다. 지난해 7월에는 당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9년째 공석이던 평양시 당 책임비서로 전격 발탁될 만큼 김 위원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김일성ㆍ김정일’로 이어지는 북한 권력의 신임을 바탕으로 최영림은 앞으로 강도 높은 경제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발 맞춰 북한은 내각부총리에 강능수ㆍ김락희ㆍ리태남ㆍ전하철 국방위 대의원을 임명했다. 또 조병주 대의원을 내각부총리 겸 기계공업상으로, 한광복 대의원을 내각부총리 겸 전자공업상으로 발탁했다. 이어 안정수 대의원은 경공업상으로, 조영철 대의원을 식료일용공업상으로, 박명철 대의원을 체육상으로 선임했다. 경제 관련 분야가 두루 망라된 인사인 셈이다. 경제 분야 내각 전면 개편은 또 5월 김 위원장 방중 당시 중국으로부터 대북 경제지원을 약속 받은 데 따른 법ㆍ제도 정비 차원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천안함 사건으로 정부와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데 따른 경제적 대응책 마련을 위한 포석으로도 분석된다. ◇김 위원장, ‘권력이양’ 속도 내나=김 위원장의 3남 김정은에 대한 권력이양 작업이 본격화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월 최고인민회의 제12기 1차 회의 때 국방위원에 임명됐던 김 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이 불과 1년2개월 만에 국방위 부위원장으로 선임된 것이나 선전선동 사업을 맡고 있는 강능수 문화상을 내각부총리에 임명한 것에 근거해서다. 여기에 김정은 후계구도에 깊숙이 관여했던 리제강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2일 교통사고로 갑작스럽게 사망한 것도 이 같은 인적 개편의 이유 중 하나로 해석된다. 홍익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위원은 “장성택이 김정은의 후견인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그의 발탁은 후계체제를 좀더 확고히 하기 위한 의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도 “장성택이 권력을 장악한 셈”이라며 “아들 정은에 대한 권력 이양의 속도를 내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내각총리에 임명된 최영림은 지난달 30일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반공화국 대결모략 책동을 규탄하는 10만 평양시 군중대회’에 참석해 “보복이나 응징을 보인다면 즉시 한계가 없는 보복타격과 자비를 모르는 강력한 물리적 타격으로 대항할 것”이라며 정부와 국제사회를 강하게 성토했다. 따라서 북한이 정부와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에 대항해 자신들의 주장을 적극 펼치는 동시에 내부 체제단속을 위해 최영림을 내각총리로 기용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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