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경기 '더블 딥'에 들어서나

경기하강조짐이 심상치 않다. 지난 2ㆍ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1ㆍ4분기에 비해 0.8% 성장했다. 5분기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전년 같은 기간에 견준 성장률은 5.3%다. 한국은행이 20일전 하반기 경제를 전망하면서 예측했던 전분기대비 0.9% 성장, 전년동기대비 5.5% 성장을 밑돈 것이다. 전망이란 틀릴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한국은행이 추계한 GDP전망치가 예상을 빗나간 적이 드물었고 그것도 불과 한 달도 안된 기간에 크게 차이가 진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그만큼 우리 경제의 하강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증거임에 분명하다. 그런데도 한국은행과 재정경제부는 이 같은 경기둔화를 부인한다.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살아나고 있어 하반기에도 별 걱정이 없으며 올해 5% 성장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마치 5% 성장만 이루면 경제정책이 성공한 듯이 오인한 듯 하다. 그러나 5% 성장을 이룬다고 해도 그것은 통계의 착시현상일 뿐이다. 양극화의 심화로 사양산업과 없는 계층의 고층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주력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자동차와 정보통신업체들도 2분기 실적이 크게 나빠져 고전하고 있을 정도다. 지표상으로 경제는 이미 하강국면으로 접어든 게 분명해 보인다. 전분기대비 실질GDP는 지난해 4분기 1.6% 성장률을 기록한 후 올 1분기 1.2%, 2분기 0.8%로 계속 내리막길이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4%대의 성장이나마 이룰지 걱정이다. 성장의 질도 그리 좋아보이지 않는다.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회복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파급 효과면에 있어 건설경기를 따라가지 못한다. 그런데 건설경기는 수도권ㆍ지방 가릴 것 없이 미분양아파트가 늘어나고 있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침체가 깊어지고 있다, 대외변수라도 좋아져야 하는데 상황은 갈수록 더욱 꼬여가고 있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75달러를 넘었다. 세계적인 고금리와 달러약세는 수출환경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는 미국과 중국경제의 긴축정책도 우리 경제에는 짐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계속 낙관론을 펴면서 경기대책에 신경을 쓰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경제 주체들의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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