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조선 지원 방안을 놓고 채권단 간 갈등이 첨예한 가운데 주요 채권자 중 하나인 우리은행이 3개월 단위로 상황을 봐가며 성동조선을 지원하기로 했다. 분기별로 성동조선의 재무현황과 업황 등을 따져본 뒤 추가 대출을 해주겠다는 얘기다.
26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27일 열리는 여신위원회에서 성동조선 추가지원 여부와 세부사항을 최종 확정한다.
우리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성동조선을 살려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지금까지 회사 손실이 커 추가대출을 위해서는 보다 명확한 조건 제시가 필요하다"며 "3개월마다 성동조선의 상황을 살펴본 뒤 지원 여부를 그때마다 결정할 것이며 추가대출도 3개월 단위로 분할해서 나가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수출입은행은 6개월에서 1년 단위로 성동조선을 지원하자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며 "다른 채권단과 협의가 안 되면 우리은행 단독으로라도 3개월 단위로 점검해 지원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은행 입장에서는 국민은행이 추가지원에서 빠지기로 한데다 조선업경기가 언제 정상화될지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에 분기별로 상황을 파악한 뒤 지원하기로 입장을 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우리은행은 당장 필요한 자금은 연말 전에 우선 지원하되 성동조선의 구체적인 정상화 계획을 시간을 갖고 내년 초까지 다시 세우자고 수출입은행에 요구하고 있다. 이순우 우리은행장은 이와 관련해 최근 은행 내 워크아웃 전문가인 A부장에게 성동조선 지원작업을 챙기라고 지시했다. 앞서 채권단은 연말까지 3,000억원을 지원하고 오는 2013년까지 총 1조2,000억원을 성동조선에 제공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의 한 관계자는 "성동조선의 경우 이자 면제 정도 가지고는 안 되고 출자전환이나 채무 일부 면제 등 워크아웃에 준하는 수준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필요한데 수출입은행의 안에는 이에 대한 금액 등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며 "일단 조건부로 지원한 뒤 내년 초에 정상화를 위한 큰 방안을 정하면 추가지원을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