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영업이익 1조 클럽] 삼성생명

국내 최대 규모 은퇴연구소 개소… 연금시장에 심혈 기울여<br>연내 100명 규모 메머드급 운영<br>中·泰등 해외 합작 설립 박차

박근희 사장


박근희(사진) 삼성생명 사장이 취임 직후인 지난 1월 목포와 진주의 영업현장을 방문, 보험설계사(FC)와 직원들에게 소통과 영업 노하우 등을 강의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생명

박종길 교보증권 연구위원

2009회계연도에 9,06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던 삼성생명은 2010회계연도에는 사상 최초로 당기순이익 1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미 지난 3·4분기까지 1조2,732억원을 기록하며 상장 원년부터 추진해 온 수익성 중심의 경영전략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당기순이익과 함께 매출액도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당기순이익 1조원 달성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지속성을 가질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2007년 이후 삼성생명이 주도한 보장성보험 시장확대 전략이 최근 효과를 발휘하고 있고, 은퇴시장의 성장과 함께 연금시장에서도 삼성생명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올해부터 해외진출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해외시장 공략 강화를 통해 미래 먹거리를 창출해 내겠다는 의도다. 지난해 11월 새롭게 부임한 박근희 사장은 삼성그룹의 대표적인 '중국통'이다. 박 사장은 2005년 중국삼성 사장에 선임된 이후 수많은 '혁신'으로 중국 삼성의 성장기반을 확고히 구축한 인물로 틈만 나면 "지금이 중국 시장을 개척할 시기"라고 강조해왔다. 삼성생명 사장으로 부임한 뒤에는 팀 수준에 불과했던 해외사업조직을 해외사업부문으로 확대 개편했다. 앞으로 해외사업 마스터 플랜을 수립하고, 관련 조직이 더 커질 것에 대비해 내린 첫 조치이다. 올해 해외사업 마스터플랜을 완성하고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움직임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이러한 전략 아래 부문장으로는 글로벌 보험시장에서 해외영업분야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스테판 라쇼테 부사장을 임명했으며, 해외사업본부장으로도 중국 전문가인 심재호 전무를 선임하기도 했다. 삼성생명은 이를 통해 중국시장을 비롯한 해외시장 공략에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박 사장은 "삼성생명은 국내에서 절대적인 1등을 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국내에 머무를 수는 없다"며 "앞으로는 글로벌 1위를 목표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생명은 현재 중국 중항삼성과 태국 시암삼성 등 2개의 해외 합작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1997년에 설립한 태국합작법인 '시암삼성'은 2005년에 흑자로 돌아섰으며 중국합작법인인 '중항삼성'은 베이징과 톈진에 이어 지난해 칭다오 분공사를 내는 등 2개 법인 모두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해외사업과 함께 삼성생명이 주목하고 있는 또 다른 시장은 은퇴시장이다. 삼성생명은 지난 2월 국내 최대 규모의 신개념 '은퇴연구소'를 개소했다. 급격한 고령화에 따라 범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은퇴 준비의 필요성을 부각시키고, 선진형 은퇴 설계 모델의 개발과 전파를 위해 문을 열었다. 연내 100명 규모의 매머드급 규모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는 은퇴 이후 생활에 대한 의식과 준비 수준이 아직 선진국에 비해 크게 취약한 한국 사회의 인식 변화를 위해 은퇴 설계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정립, 사회적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기로 했다. 나아가 '선진형 은퇴 설계 모델'을 개발함으로써 건전한 은퇴 문화를 이끌고, 선진 수준의 은퇴 설계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또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 대한 벤치마킹을 통해 국내 은퇴문화의 문제점을 심도 있게 파악하는 한편 국제 심포지엄이나 컨퍼런스 등을 개최해 우리나라 은퇴시장 전반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확산시킬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한국인에게 적합한 은퇴 설계 모형을 만들고 고객의 니즈(needs)를 감안한 유형별 콘텐츠도 개발하기로 했다. 또한 '은퇴 정보 웹사이트'를 구축해 여러 곳에 산재해 있는 은퇴 관련 정보를 한데 모아 일반인과 공유할 예정이다. 더불어 노후 준비를 치밀하게 할 수 있도록 돕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비전도 제시했다. 삼성생명은 현장과 고객중심의 경영도 가속화하고 있다. 경영지원실 폐지를 비롯해 본사의 지원조직을 대폭 축소했으며, 축소된 조직을 현장에 전진 배치했다. 현장의 업무도 획기적으로 줄이고, 업무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본사 지원부서의 모든 파트조직을 폐지하기도 했다. 대신 여러 판매채널에 분산돼 있던 마케팅 기능을 하나로 통합해 CEO 직속의 '통합 마케팅실'을 신설했다. 삼성생명의 한 관계자는 "단순히 보험상품을 많이 파는 영업이 아니라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케팅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원활한 소통이 최고 경쟁력" 현장 FC와 의견 교환 활발
삼성생명은 요즘 '소통'의 바람이 거세다. 보험업계는 보수적인 분위기이지만 이로 인해 발생하는 개인ㆍ부서간 커뮤니케이션 장벽을 깨기 위해 다양한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새 사장으로 부임한 박근희 사장부터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박 사장은 "원활한 소통이 조직을 건강하게 만든다"며 "상호간에 정보를 공유하고 이기주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소통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소통'없는 조직은 고인 물처럼 병들고 썩을 수 밖에 없다는 게 박 사장의 지론이다. 지난 1월 시무식에서도 그는 "개인·부서간 서로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다면 회사가 곧 가정처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실제로 박 사장은 본사와 현장간 소통을 위해 지난해 12월말부터 거의 매주 일선 지역단과 지점을 찾아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면서 본사 정책에 직접 반영시키고 있다. 고객이 항상 사무실 책상 앞으로 찾아오질 않는 만큼 모든 문제점과 해결책을 현장에서 구해야 한다는 얘기다. 최근에는 아예 1박2일로 현장을 방문으로 일정을 짰다. 이달에만 벌써 전국의 12개 지역단과 대리점을 방문했고 지난 11일에는 강원도 강릉과 고성에 있는 지점과 대리점을 방문해 현장 임직원과 설계사들로부터 뜨거운 환영을 받기도 했다. 현장의 소리를 듣기 위해 최북단 지점인 고성을 방문한 것은 박 사장이 처음이다. 박 사장의 현장방문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형식적인 업무보고를 없애고 대신 지점장은 물론 설계사(FC)들과도 대화의 시간을 갖는다는 점에 있다. 소통을 종이 보고서가 아니라 직접 대화를 통해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책도 현장에서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박 사장이 전파하고 있는 '소통의 바이러스'는 회사 곳곳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먼저 1월초에 임직원의 스마트폰에 싱글(사내 인트라넷)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 더욱 빠른 소통 체계를 갖췄다. 보고를 위한 종이보고서는 아예 없어지는 분위기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임직원간, 부서간 소통이 중요하다"며 "소통은 업무 만족도 향상과 기업 경쟁력 제고 등으로 이어지는 만큼 앞으로도 다양한 소통경영을 펼쳐나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방카슈랑스등 비전속채널로 수익성 유지 기대
애널리스트가 본 이회사
박종길 교보증권 연구위원 삼성생명은 총자산 144.8조원, 수입보험료 16.3조원으로 규모로 시장점유율, 채널경쟁력, 브랜드 인지도 등에서 보험업계 선두인 국내 1위의 생명보험사이다. 삼성생명의 지난해 12월 기준 총자산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보다 각각 10.7%, 95.2% 증가한 144.8조원, 1조 2,732억원을 달성했다. 수입보험료 대비 15%의 사업비율을 유지하고 보험금지급율은 위험보험료의 84% 수준에서 안정됐으며, 준비금 부담이율이 0.13%포인트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업 구조는 자산과 수입보험료 성장이 수익 증가로 이어져 이익이 안정적으로 증가하고 금리가 상승하는 경우 추가 이익도 발생한다. 삼성생명의 지난해 12월 기준 수입보험료는 16.3조원으로 전년대비 0.8% 증가해 저성장에 대한 이미지가 있었으나, 연금보험과 방카슈랑스, 대리점 등 비전속채널을 통한 성장중심으로의 전략 변화에 따라 올 1월 이후 신계약 실적은 15%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저성장 이미지를 벗어나고 있다. 성장에 따른 위험은 신계약의 수익성 악화지만 연금보험 유지율이 회사 평균보다 6.5%포인트 높아 연금보험 판매 증가에 따른 보험영업효율 악화 가능성이 낮아 신계약 수익성은 유지될 것으로 판단된다. 저성장 이미지 해소와 금리 상승시 기업가치 증가가 예상되므로 앞으로 주가 흐름은 기업 내재가치를 제대로 반영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생명은 안정적인 수익구조에 따라 2010사업연도에 사상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적극 매수할 만 하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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