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 선물 안주고 안받는 풍조가 확산되면서 택배업계가 수취인이 받기를 거부한 택배물량이 크게 늘어나 이를 처리하는데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식품류는 보관ㆍ관리하기가 어렵고 수취거부 될지 뻔히 알면서도 배달을 나가는 헛수고를 해야 하기 때문에 올해 급증한 추석 택배 배송으로 가뜩이나 모자란 일손이 더욱 달리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추석선물을 돌려보내는 사례가 예년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수취인이 받기를 거부한 택배는 통상 보낸 사람이 원하는 다른 곳으로 보내거나, 보낸 사람에게 다시 돌려보내진다. 이 기간이 대략 1주일 가량 걸리는 데 택배업계는 자체적으로 갖추고 있는 냉동ㆍ냉장시설에 택배물량을 보관한다.
예년에는 기존 시설로 처리가 가능했지만, 올해는 수취거부된 물량이 크게 늘어 저장공간이 모자라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로 대한통운의 강남ㆍ서초지점의 경우 최근 배송에 쓰이는 냉장차량 중 1대를 수취 거부된 택배물량 전용 보관시설로 사용하고 있다. 또 수취 거부된 택배만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팀을 따로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정부청사, 국회의사당 등 선물이 100% 되돌려 보내지는 곳에 배달을 나가야 하는 직원들도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일단은 배송을 나가야 하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배달되는 택배배송에 쏟아야 할 시간과 노력이 허비되기 때문이다.
택배업체 직원은 “올 추석 택배물량이 크게 늘어 정상적으로 배달되는 물량을 처리하기에도 힘든 데 반송되는 물량까지 처리하려니 집에도 못 들어가고 여관에서 자면서 일을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배송이 택배회사의 임무고, 선물 받기를 거부하면서도 누가 보냈는지는 확인하는 사람들이 많아 되돌려보내질 지 알면서도 배달을 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