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기지개 켜는 부동산시장] 전문가 4인 진단

고준석

김규정

박원갑

함영진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 가격이 오랜 시간 바닥권에 머무른 상황에서 상반기부터 새 정부의 활성화 대책이 현실화되고 경기 회복세까지 더해진다면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다소 상승세를 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일부 하락세를 띠는 곳이 있더라도 낙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공통된 시각이다. 전문가 4인의 전망을 들어본다.

작년보다 집값 오를듯… 지역편차는 심화 예상


●고준석 신한은행 청담역 지점장

고준석 신한은행 청담역 지점장<사진>은 "지난해보다 집값이 다소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하지만 지역별 가격 양극화는 더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들어 강남 재건축 시장의 호가 상승과 매매거래량 증가 등 시장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는 점을 강조했다. 부동산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규제 정책을 완화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만큼 규제 완화정책이 실질적으로 뒷받침되고 시행된다면 실질적인 거래량 증가와 가격 상승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지적했다.

내 집 마련을 위해서는 저가 매수 기회만 잡으려다가 시기를 놓치지 말 것을 주문했다. 그는 "무리한 자금을 투입해서 집을 살 필요는 없다"며 "하지만 자금계획이 마련됐다면 시장이 활성화되기 전 매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고 지점장은 다시 한 번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분양가 상한제, 양도소득세 중과세 등 여전히 주택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들이 많다"며 "특히 지금 상황으로서는 부동산 시장으로 자금이 원활하게 유입될 수 있도록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폐지가 필요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정부 출범효과 제한적… 정책 예고엔 신중해야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위원<사진>은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즉시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하지만 핵심지역의 거래 증가 효과는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저가 매수 기회를 묻는 컨설팅 문의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위례, 판교, 세종시 등 호재를 지닌 분양 상품은 선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연구위원은 지속적인 규제 완화와 정책 지원이 없을 경우 시장 상황이 개선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집값은 올해도 보합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하반기 글로벌 경제 상황이 조금씩 변화가 있기 때문에 상황이 달라 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김 연구위원은 "정부 신뢰를 잃어버릴 수 있는 정책 예고나 남발을 줄여야 한다"며 "과거 부동산 시장의 현실에 맞춰 만들어진 청약제도나 공급계획 등은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조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 집 마련을 위해서는 시장 흐름이나 매입시기를 너무 따지지 말고 자금 사정에 맞게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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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집 마련, 분양시장이 기존 아파트보다 유리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내 집 마련 계획이 있는 수요자의 경우 소형아파트를 노린다면 기존 매매시장보다는 분양이나 보금자리주택을 노리는 편이 좋다"며 "분양가가 많이 인하돼 기존 소형주택보다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또 중대형아파트의 경우는 고점대비 40% 이상 하락한 것을 중심으로 선별적으로 결정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올해 집값을 보합세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하락폭은 심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실물경기가 여전히 바닥권"이라며 "전체적인 회복세로 보기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재건축 시장의 호가 상승을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위원은 "하지만 너무 큰 기대를 하는 것은 섣부른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 정책에 관해서는 추가 지원책을 발표하기에 앞서 앞으로는 확정된 사안을 중심으로 시장에 발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시행하겠다고 발표부터 해놓고 국회 통과가 되지 않아 시장의 실망감을 키워왔다는 지적이다.

하반기엔 회복 가능성… 지방 상승세 주춤할듯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집값 역시 약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반기까지는 약세를 보이다 하반기 회복 가능성이 있다는 것. 함 센터장은 "최근 정체상태에 놓인 미분양, 주택담보대출 연체율 증가, 정책지연 등 주택시장 회복에 발목을 잡고 있다"면서도 "새 정부의 시장 정상화대책이 광범위하고 유럽 경제도 내성이 생기면서 세계경기지표가 회복하게 되면 상황이 다소 개선될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강남권과 수도권 일부 지역의 경우 20~30% 이상 집값이 하락해 저가금매물 수요가 발생할 기반이 조성되고 있다"며 "조금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방 시장의 경우 종전 상승세가 한풀 꺾이면서 하반기에는 가격에 부정적인 모습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새 정부가 출범한 것에 대해서는 그렇게 기대를 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함 센터장은 "일부 긍정적인 면이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부동산 시장 부양이나 유동성이 집중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정책의 한계는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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