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美 5월 고용 증가는 '빛좋은 개살구'

43만개로 48% 늘었지만 민간은 4만개 그쳐<br>정부 부문 39만개도 대부분 임시직 조사원<br>"유럽 재정위기가 고용시장에도 악영향 준것"


미국에서 13년 만의 '일자리 서프라이즈(jobs surprise)' 전망은 완전히 빗나갔다. 탄탄한 경기 회복세를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되던 미국의 5월 고용 동향이 예상 외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자 유럽의 재정 위기가 미국의 고용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달 미국에서 새로 생긴 전체 일자리 수는 10년 만에 가장 많았으나 민간 부문의 일자리 회복 속도는 매우 더딘 것으로 확인돼 오바마 행정부의 경기부양책 약발이 떨어지면 지속 성장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이에 따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수뇌부 사이에서 대두되고 있는 긴축 전환의 목소리는 다소 힘을 잃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5월 고용지표는 한마디로 '빛 좋은 개살구'였다. 5월에 새로 늘어난 일자리 수는 4월의 29만개에 비해 48% 급증한 43만1,000개. 2000년 3월 이후 10년 만의 최대치에 해당한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 보면 사정은 달라진다. 민간 부문 일자리는 고작 4만1,000개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2007년 12월 경기침체 돌입 이후 처음으로 일자리가 늘어났던 지난 1월 이후 최저치다. 지난달 21만8,000개에 비해서는 20% 수준에 불과한 저조한 실적이자 예상치 18만개를 크게 밑돈 것. 그나마 임시직이 3만개를 차지하고 있어 고용의 질도 좋지 않다. 건설 민간일자리는 3만5,000개 감소로 돌아섰다. 정부 부문에서 39만개의 일자리가 늘었지만 이 중 41만1,000개는 10년 만에 실시된 인구센서스에 투입된 임시직 조사요원. 센서스 요원을 뺀다면 정부 부문의 일자리는 오히려 2만개 줄었다는 의미다. 재정난에 시달리는 주 정부가 공무원을 해고한 결과다. 월가는 이번 고용지표에 매우 실망하면서 유럽 발 재정 위기가 미국 기업의 고용 창출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이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PNC 자산운용의 제임스 더니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고용 지표가 유럽에서 촉발된 불확실성의 희생양"이라면서 "미 경제의 강한 회복을 예상하는 사람들이 경기 전망을 수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 동안 일자리 창출을 주도하던 정부 부문의 고용 전망도 희망적이지 못하다. 월가는 인구센서스로 4~6월까지 3개월 동안 약 100만개의 정부 부문 임시직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대로 말하면 7월 이후에는 정부부문 일자리 증가가 급격히 떨어져 민간 부문의 고용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3%대의 성장으로 실업률을 떨어뜨릴 수 있는 15만~20만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이중 10만~15만개는 민간 부문에서 창출돼야 고용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업률이 9.7%로 전월 대비 0.2%포인트 하락했지만 오랫동안 일자리를 찾지 못해 구직을 포기한 이들이 늘어나면서 노동인구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IHS글로벌 인사이트의 나아젤 골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9% 후반의 실업률이 5~6%대로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3년 이상 걸릴 것"이라면서도 "민간 고용이 미약하나마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만큼 미 경제가 더블딥(이중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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