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42년 철권통치 붕괴냐" "내전사태 장기화냐" 최대 분수령

[혼돈의 리비아] ■ '피의 주말' 예고<br>시위대 자위야까지 뚫고 트리폴리로 진격 압박<br>벼랑끝에 몰린 카다피 "모든것 태워 버릴수도"<br>"용병등 친위세력 만만찮아 쉽게 굴복 않을것" 분석도

벵가지ㆍ미수라타ㆍ토부룩 등 리비아 동부 도시를 장악하고 서부의 자위야까지 뚫고 들어간 반정부 세력이 수도 트리폴리를 향해 진격하면서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 원수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한때 카다피가 측근에게 암살됐다는 루머가 돌면서 국제 원유 시장이 출렁거리기도 했지만 카다피는 이날 또다시 TV 생중계를 통해 시위대에 대한 더욱 강력한 진압을 예고했다. 이에 대해 무스타바 압델 잘릴 전 리비아 법무장관은 "카다피가 압박을 받을 경우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며 "남은 것을 모두 불태워버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트리폴리에는 정부군과 민병대ㆍ용병 수천명이 중무장한 채 거리 곳곳을 지키고 있다. 또 카다피의 용병부대인 '이슬람 범아프리카 여단' 소속 2,500명이 리비아 유혈 사태 이후 처음으로 등장했고 비밀경찰이 민가를 돌며 반정부 관련 인사 색출 작업을 벌이고 있다. 신문은 "반정부 시위대가 동부를 중심으로 세력을 확대하면서 수도를 향하자 카다피 지지 세력들이 트리폴리에 집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반정부 세력이 정부군과 혈전을 벌인 끝에 승리를 거둔 벵가지에서는 이미 현지인들이 주민위원회를 구성해 치안을 비롯해 각종 자치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약국과 상점이 다시 문을 열었고 도로의 신호등이 다시 정상 작동하고 있다. 또 반정부 세력은 벵가지ㆍ미수라타에 이어 트리폴리에서 서쪽으로 50㎞밖에 떨어지지 않은 자위야에서도 정부군과 무력 충돌을 벌이는 등 카다피의 목을 점점 죄고 있다. 이렇게 된다면 내전 상황은 장기화 국면을 맞게 된다. 하지만 카다피는 이미 예고한 대로 '마지막 피 한 방울까지' 반정부 세력을 몰아내는 데 사용할 태세다. 국제사회가 민간인 학살을 강력히 비난하면서 카다피에 대한 자산 동결, 리비아에 대한 경제적 제재 가능성 등을 예고했지만 여전히 이번 사태의 모든 책임을 시위대 측에 돌리면서 이들을 규탄했다. 심지어 카다피는 시위대가 알카에다와 오사마 빈 라덴의 사주를 받고 마약을 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과거 카다피의 측근이었다 돌아선 리비아 인사들은 카다피의 격한 성격을 고려하면 생화학 무기 사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또 용병 등 친위세력의 군사력이 만만찮아 쉽게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카다피는 강경 일변도의 자세를 보이지만 딸까지 망명을 시도하는 등 권력 내부인사의 잇따른 이탈로 파국에 대한 두려움에 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동 위성채널 알아라비아에 따르면 카다피는 지난 22일 퇴진 거부 TV 연설 직후 수행비서에게 암살 당할 위기에서 간신히 벗어나기도 했다. 또 AP는 카다피의 전 의전비서관인 누리 엘미스마리의 말을 인용, "카다피가 연설 당시 방탄조끼를 입고 있었다"며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트리폴리와 카다피의 고향 시르테, 원유 운송 항구가 있는 라스 라누프, 마르사 엘 브레가 등 네 곳을 카다피의 전략 지역으로 꼽으며 특히 벵가지와 가까운 곳에 위치한 시르테가 반정부 세력 손에 들어가면 카다피가 치명타를 입을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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