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우승컵, 아이들과 먼저 떠난 아내에게…"

"누군가 저 위에서 보고 있을 거예요. 그녀는 저를 무척 자랑스러워 할 겁니다. 하지만 저보다 두 아들을 더 자랑스러워 할 거예요. 우승은 아들들을 위한 것입니다." 18일(한국시간) 끝난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 트로피인 '클라레 저그'를 품에 안은 대런 클라크(43ㆍ북아일랜드)는 하늘을 올려다 봤다. 클라크가 말한 '저 위의 그녀'는 저세상으로 먼저 떠난 그의 아내였다. 19전20기를 이룬 클라크는 사별한 아내와 자신의 곁에 남은 두 아들에게 우승 트로피를 바쳤다. 클라크는 지난 1990년 프로 전향 이후 21차례나 우승하면서 2000년대 초반 세계 랭킹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던 선수였다. 2000년 2월 안데르센 컨설팅 매치 플레이 챔피언십 결승에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를 4홀 차로 꺾고 우승했던 화려한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2003년 이후로 한동안 우승 소식을 전하지 못했고 2006년 아내 헤더는 유방암을 앓다가 끝내 세상을 떠났다. 실의에 빠진 클라크는 타이론과 코너 두 아들을 위해 다시 일어섰다. 이후 2008년 유럽투어 2승으로 힘을 낸 클라크는 올해 3월 이베르드롤라오픈(유럽투어) 우승에 이어 브리티시오픈으로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까지 획득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게 됐다. 세계 랭킹도 이번 대회 출전 당시 111위에서 30위로 뛰어올랐다. 클라크는 지난해 12월 미스 북아일랜드 출신의 앨리슨 캠벨과 약혼했다. 한편 클라크의 우승을 누구보다 기뻐한 이는 클라크와 선두 다툼을 벌이다 공동 2위로 경기를 끝낸 필 미켈슨(미국)이었다. 미켈슨의 아내 에이미도 지난해 유방암과 사투하다 지금은 회복했다. 미켈슨은 "클라크는 에이미가 병에 걸렸을 때 우리 부부에게 전화를 해준 첫 번째 친구였다"며 진심으로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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