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벤처스타스/기고] 벤처기업의 성공요건

어떤 기업 치고 열심히 하지 않는 곳은 아무도 없다. '열심히 노력한다'는 것은 기업 뿐만 아니라 모든 이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성공하는 벤처기업이 있고 실패하는 곳이 있다. 그렇다면 이 둘을 가르는 요인은 무엇일까. 기업에게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요소는 자금, 그리고 기업을 이끄는 주체 즉, 사람이다. 인간으로 비유한다면, 자금은 피와 같고 사람은 몸통이라고 볼 수 있다. 자금이 먼저냐 사람이 먼저냐의 관계는 닭과 달걀의 관계가 되겠지만, 능력을 가진 인력들이 회사를 시작한다고 볼 때 아무래도 자금이 약간 더 중요하지 않을까. 필자의 경우에는 회사 출근과 동시에 은행의 구좌에 전화를 걸어 그날 은행 잔고를 확인하는 것이 하루 업무의 시작이었고, 단돈 1달러도 나 자신의 결재가 없으면 집행이 되지 않을 정도로 구두쇠 경영을 했었다. 당시 엑시오(Exio-Communication)에 근무하던 직원들이 뒤에서 좋지 않은 이야기를 하였는지 몰라도 그것이 최선이었고 지금도 그에 대해서만큼은 절대 잘못하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돈은 개발이나 마케팅 등 꼭 필요한 사항이 아니면 가능한 한 지출을 하지 않았다. 시스코(Cisco)와 회계법인인 PWC에서 합병 검토를 할 때 엑시오의 회계내용중 인원 대비 비용이 믿기 어려울 정도였고, 회계 장부 검토의견을 낼 필요가 없을 정도로 깨끗하다고 칭찬을 한 기억이 난다. 아마도 이런 사항들이 시스코가 엑시오에 대한 합병결정을 내린 주요한 이유 중 하나가 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회사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팀이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사장은 기술 및 시장 추세에 대한 비전과 리더십을 갖고 기업을 이끌어야 하고, 기술진은 시장에서 요구될 신제품을 경쟁업체 보다 값싸고 신속하게 개발 할 수 있어야 한다. 또 마케팅팀은 시장에 필요할 제품을 앞서 정의하여 개발하도록 독려, 또한 적은 비용으로 판매할 수 있는 전략을 세우며, 재정 및 지원팀들은 종업원들이 다른 일에 신경쓰지 않고 자기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렇듯 각팀들이 자기 역할을 해야 비로소 기업이 자리잡을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일들을 팀워크로 혼연일체를 이뤄 한다면 반쯤 성공은 이루어진 것이다. 사장은 지휘자이며 또한 응원단장이다. 어려운 조건들을 극복하고 모든 직원들을 성공의 욕구로 가득차게 만들어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리도록 할 때 일을 이룰 수 있다. 인센티브 부여도 중요한 요인중 하나다. 모든 직원들이 회사는 내회사이며 회사의 성공이 나의 성공이고, 또한 회사에 공헌하는 만큼 내게 보상이 돌아온다는 것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 똑같이 보상하는 것이 아니라 노력한 만큼 되돌려 주고 그래야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 종이가 아니라 바로 현금이 된다는 것을 직원들에게 인식시켜야 한다. 사실 공정한 분배라는 것은 성공후 시시비비를 일으킬 우려가 많다. 처음 계약부터 확실하게 해야 되며, 또한 계약내용에 대해 서로 준수해야 한다. 다음으로 지적하고 싶은 것이 마케팅이다. 제품이나 기술의 주체는 시장 지향적이어야 한다. 시장에서 요구되는 제품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고객 없는 개발은 아무 의미가 없다.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제품 개발, 이것은 벤처의 기본이다. 시장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경쟁업체 보다 먼저 구상하여 적절한 시점에 경쟁력 있는 가격의 제품을 출시해야 남과 싸워 이길 수 있는 것이다. 마케팅, 이것은 아무리 강조를 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의사결정(Decision)도 빠질 수 없다. 경영을 하게 보면 수많은 결정을 하고 그에 의해 사업이나 제품 방향이 지대한 영향을 받게 된다. 어떤 결정은 회사를 살릴수 있게하고 어떤 결정은 회사를 어려운 상황으로 빠지게 한다. 엑시오가 성공한 이유를 묻는다면 단연코 적절한 시점에 욕심부리지 않은 결정을 짧은 시간에 한 것이 시스코와의 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내지 않았는가 생각한다. 사실 사장이 가장 많은 결정을 하지만 필요에 따라서는 실무자가 신속하게 결정하는것도 중요하다. 결정은 그 시점에서 최선의 결정이 되어야 하고, 또한 추후에 잘못된 결정으로 판단된 경우 신속히 방향을 바꾸는 것도 사업을 성공 시키기 위해서는 중요하다. 그 외에도 적절한 비즈니스 모델, 오뚜기 같은 의지, 지도그룹과의 교류등 여러가지가 있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어느 것 하나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앞서 지적한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할 때 비로소 '성공'이라는 단어를 눈앞에 그릴 수 있다. 주기현 (미국 시스코시스템즈 무선통신그룹 디렉터, 前엑시오커뮤니케이션즈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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