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한·미연합 군사훈련 이어 韓·中·日 외교일정도 차질

진행 중인 연례 한미연합 야외기동훈련인 ‘독수리(Foal Eagle)’ 연습에 16일께 참여키로 돼 있던 미국 최신예 핵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호(9만7,000톤 급)가 일본으로 급파되는 등 일본 강진이 한ㆍ미 군사훈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 17일 제주에서 열릴 제1차 한ㆍ중ㆍ일 대테러협의회나 19일부터 일본에서 예정된 한ㆍ일ㆍ중 외교장관 회의 등의 개최 여부도 현재는 불투명해 졌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14일 “좀더 상황을 예의주시해 봐야겠지만, 일본 강진 여파로 몇몇 외교일정이나 군사 훈련 등에는 일정부분 차질은 불가피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외교일정의 경우 19일부터 이틀간 일본 교토(京都)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ㆍ일ㆍ중 외교장관 회의가 개최될 계획이다. 한ㆍ중ㆍ일 3국은 그간 외교안보 현안을 둘러싼 갈등과 대립 속에서도 이번 회의를 동북아 역내 삼각협력 대화체로 '정례화'하려는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왔다. 올해 회의는 2007년 6월 제주에서 최초로 개최된 이후 5번째다. 외교가에서는 회의 자체가 당장의 주요현안을 처리하는 자리가 아닌데다 주최국인 일본이 사상 최악의 재난에 처해있다는 점에서 예정대로 개최되기가 쉽지 않다는 관측이 높은 편이다. 다만 일본 정부로서는 불안감을 떨쳐버리기 위해서라도 예정대로 회의를 개최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게 외교소식통들의 분석도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아직 일본 정부로부터 입장을 전달받는 게 없다”며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이지만 그렇다고 회의가 열리지 않는다고 속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17일부터 이틀간 제주도에서 열리는 제1차 한ㆍ중ㆍ일 대테러협의회도 예정대로 개최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정부 대 정부 차원이 아닌 정치권이나 민간 차원의 교류활동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본 내 대표적 지한파 정치인인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민주당 대표대행은 당초 15일부터 이틀간 방한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자진 취소했다. 일본의 강진은 한미 군사훈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미 ‘독수리’연습에 참여키로 돼 있던 로널드 레이건호가 미국의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와 함께 지진 피해 지역으로 급파됐다. 또 오키나와에 주둔 중인 미군 병력 일부가 재난 구조에 동원될 가능성이 있어 독수리 연습에 참여하는 미군 병력 규모도 일부 감축될 전망이다. 연합사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로널드 레이건호의 훈련 참여 여부만 불투명해졌을 뿐 다른 훈련 계획에는 아무런 변동이 없다”며 “이미 오키나와 미군 병력 일부는 계획대로 훈련에 참가한 뒤 복귀했고 나머지 훈련도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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