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크본드 ‘부활’/「최고수익보장펀드」 수익률 26.85% 기록

◎자금 규모도 100만불서 2조불상회 ‘급팽창’【뉴욕=김인영 특파원】 80년대말 이른바 「정크본드」로 알려졌던 투기성 채권이 미국 채권시장에서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호황기에는 고수익율을 보장하지만, 경기 침체기에는 쓰레기 조각으로 변해버린다는 의미에서 명명된 정크 본드는 미경제가 호황을 지속하면서 되살아나고 있다. 뉴욕타임스지에 따르면 지난해 미증권회사들이 내놓은 「최고수익 보장 펀드(Strong high­yield fund)」의 수익율이 26.85%로 수익율 상위 펀드 1백48개의 평균치 13.68%보다 두배나 높았다. 또 전체 채권(비과세 채권 제외)의 평균치 6.38%보다 두배나 높은 수익율을 냈다. 또 지난해초 1백만 달러에 불과했던 이 펀드의 자금이 지난해말에는 2조7천7백만 달러로 부풀어 올랐다. 투자 위험성이 따르지만 굉장한 수익을 보장하는 채권에 투자자들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는 것이다. 80년대 풍미했던 정크본드는 신용등급이 높은 기업이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신용등급을 낮춰 발행한 채권을 의미했다. 기업이 신용등급을 낮춰 채권을 발행하면 채권 수익율이 높아진다. 당시 투자자들은 성장성이 있으면서도 갑작스런 경영악화나 실적부진에 허덕이는 기업이 고수익을 보장하는 채권, 즉 액면가 이하로 내놓는 채권을 마구 사들였다. 정크본드가 휴지조각이 되느냐, 일반채권보다 몇갑절 높은 고수익을 보장하느냐의 차이는 경기 여건에 달려있다. 상대방 기업을 먹어치울때도 정크본드가 활용됐고, 89년에는 미5대 증권사인 드렉셀사가 과도한 정크본드 투자로 파산하기도 했다. 80년대말 휴지조각으로 변한후 사라졌던 정크본드가 다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미국 경제여건이 좋기 때문에 긴급하게 자금 수혈을 받으려는 기업들이 신용등급을 낮춰 고수익의 채권을 내놓아도 투자자들이 이를 적극 매입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난해말 정크본드 시장에서 신용등급 B+의 채권 수익율은 13.68, B++는 7.98까지 올라가고 있다. 새로 등장하는 정크본드 시장은 80년대보다는 다른 점이 많다. 우선 과거보다 신용등급이 높은 기업들이 이 채권을 발행하고 있는 점이다. 높은 신용등급의 범주에 속하는 B++ 기업의 채권이 80년대말 정크본드시장의 23%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재기한 시장에서는 절반 이상에 달했다. 또 80년대말 실패의 경험을 되살려 무조건 사자는 방식을 지양하고, 투자성과 성장성을 감안, 적절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서 투자자들이 움직이는 경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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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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