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투기자본인 소버린과의 경영권 분쟁으로 곤욕을 치른 SK㈜가 헤지펀드의 대부격인 소로스펀드와 함께 일한 전문경영인을 사외이사로 영입키로 결정해 눈길을 끌고 있다.
SK㈜는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한영석 변호사 후임으로 강찬수(44) 서울증권 회장을 신임 사외이사로 추천키로 이사회에서 결정했다고 15일 밝혔다.
SK는 다음달 10일 주주총회를 열어 강 회장의 사외이사 선임을 의결할 계획이다.
강 회장은 하버드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와튼스쿨에서 MBA를 취득한 인물로 1999년 미국계 소로스펀드가 서류회사(페이퍼컴퍼니)인 QE인터내셔날을 통해 서울증권 주식 732만주를 주당 6천670원에 사들여 최대주주가 되면서 CEO직을 맡았다.
강 회장은 2001년 회장으로 승진해 4년 넘게 서울증권을 이끌면서 주식 1천318만8천83주(5.02%)를 보유하고 있다.
또 작년말에는 100만주 가량의 스톡옵션을 행사해 평가차익으로만 5억원 가량을챙겨 짭짤한 재테크가 증권가의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는 소로스펀드측이 작년 12월15일 개정전 대량매매를 통해 서울증권 주식 7천155만3천주(지분율 27.6%)의 대부분인 6천980만7천990주를 매각한 뒤에도 회장직을수행하면서 경영권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외국계 헤지펀드의 대표적인 한국인 전문경영자로 부상한 그가 아이러니칼하게도 외국계 자본때문에 2년 가까이 홍역을 치른 회사의 이사진에 포함된데 대해 SK㈜는 사외이사진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유임되는 사외이사 6명 중 3명이 학자 출신이고 2명이 금융계, 나머지 한명은 사내 감사 담당임원인 상황에서 증권계 업무에 정통한 인물을 영입해 의사결정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는게 SK의 설명이다.
아울러 소버린이 지분을 매각하고 철수했지만 향후 발생할지도 모를 또 다른 외국계 자본의 경영권 개입 시도를 차단하기 위한 자문을 얻기 위한 포석도 깔려있는것으로 보인다.
SK㈜ 관계자는 "전문성과 경영마인드를 높이 평가해 사외이사 후보 3명 중에서강회장을 추천했다"며 "40대 사외이사가 나오면 각계의 원로들로 구성된 사외이사진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