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부산 ITU 전권회의와 사이버보안


최근 '두 배 빠른 롱텀에볼루션(LTE)', LTE-A(어드밴스드)가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상용화됐다. 단 1초 만에 음악 5곡을 받을 수 있는 속도다. 3.9세대(G)로 불리는 LTE를 넘어 LTE-A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정한 4G 표준에 맞는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1995년 세계 최초 CDMA 상용화에 이어 다시 한번 세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세계 각국은 하루가 다르게 신규 정보통신기술(ICT)과 서비스를 쏟아내고 있다. 각자가 개발한 무수한 기술이 국가 간에 통용되기 위해선 기준이 필요하다. ITU는 지난 148년간 ICT 관련 국제표준 개발과 보급, 국가 간 이해조정, 개발도상국 지원 등을 해왔다. 우리나라 스마트폰이 전 세계로 수출되는 것도, 해외여행의 필수가 된 글로벌 로밍 서비스도 ITU 활동의 결과다.

ITU는 193개 회원국과 수백개의 산학연 민간회원이 활동하는 정보통신 최대 국제기구다. 4년마다 열리는 전권회의는 국가별 장관급 대표단과 관계자 등 약 3,000여명이 참석하는 ITU 최고위급 의사결정 회의로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큰 행사다.


ITU 전권회의가 내년 10월, 대한민국 부산에서 열린다. 1994년 일본에 이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두 번째다. 최근 ITU에서는 망중립성 등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문제를 비롯해 인터넷 거버넌스, IPv6 등 굵직한 이슈가 논의되고 있다. 2002년에는 '사이버보안' 분야로 활동영역을 넓혔다. 미국 등 선진국과 아랍 등 개도국 간에 ITU의 역할과 범위 등을 놓고 의견이 맞서기도 했지만 ITU는 사이버보안에 대한 회원국의 인식 제고를 위해 노력할 것을 결의했다. 2012년에는 사무총장이 사이버보안 국제협조체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올해 이사회에서 사이버보안 의제를 우선순위에 둘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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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난 10여년간 크고 작은 사이버공격을 겪으며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했고 이를 바탕으로 선진화된 정보보호체계와 시스템을 구축했다. 전 세계의 벤치마킹 대상 중 하나로 지난해 말에는 한국인터넷진흥원이 국내 기업들과 함께 르완다의 대규모 국가 정보보호 체계 구축 프로젝트를 맡기도 했다.

내년 전권회의는 우리가 가진 노하우와 기술력을 보여주고 ITU 내 사이버보안 의제를 주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우리나라가 ITU 고위직에 진출하는 데도 큰 힘이 될 것으로 본다. 세계 각국이 자국의 이익과 세계 정보기술(IT)산업 선도를 위해 적극적인 ICT 외교를 펼치는 만큼 우리도 ITU 고위직 진출에 힘써야 한다.

올해 10월 사이버스페이스 총회와 내년 ITU 전권회의 등 대규모 사이버보안 관련 국제회의가 우리나라에서 열린다. 성공적인 행사 개최를 통해 대한민국이 사이버보안 강국으로 도약하고 창조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각계각층의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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