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日 군사력 해부 '선제공격력' 제한적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빌미로 일본 각료들이 잇따라 '적국기지 공격론'을 제기하고 있다. 사실상 '선제공격론'이다. 그렇다면 일본 자위대는 선제공격의 능력을 갖추고 있을까. 현 단계에서 일본의 핵심 방위구상은 미국이 주도하는 미사일방어(MD) 시스템아래 편입, 최대한의 자위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전쟁과 전투력을 포기토록 한 '평화헌법'의 제약 아래서 적을 공격하는 무기 보유를 피하고 '전수방위'를 국시로 택한 결과이다. 하지만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수면 아래 덮어져 있던 일본 군부 등 강경파의 '공격론' 구상을 다시 자극하는 상황을 낳았다. ◇ 군사력 세계최고..공격력은 제한 = '전수방위'라고는 하지만 1954년 발족한 일본 자위대의 군사력이 서방 최고의 수준임은 익히 알려져 있다. 2003년 3월말 현재 병력은 25만8천3백명으로 주변국에 뒤진다. 하지만 육상자위대는 전차 1천200대, 장갑차 1천여대를 보유하고 있다. 이라크전에서 위력이 입증된 공격용 아파치헬기 89대를 포함, 헬리콥터도 490대에 달한다. 요즘 생산하는 신형 전차와 장갑차는 대당 가격이 9억엔(약 90억원)을 호가하는 최첨단 무기다. 해상자위대는 이지스함 4척과 잠수함 16척 외에 첨단 구축함과 순양함, 호위함 50여척을 보유하고 있다. 작전용 항공기 170여대중 100여대에 이르는 대잠수함 공격형초계기 P-3C는 공대지 미사일 발사능력을 갖추고 있다. 항공자위대는 공중전용인 F-15J전투기 203대를 비롯, 미국과의 공동개발을 해 F-15J의 약점인 대(對)지상공격능력을 보완한 F-2전투기 등 작전용 항공기 400여대를보유하고 있다. 일본의 F-15J 전투기 보유대수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다. 일본의 작년 방위예산은 4조8천억엔(약 50조원. 469억달러)으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였다. 이러한 막강한 군사력을 갖췄지만 일본 자위대가 '선제공격' 능력을 갖췄다고보기는 힘들다는 것이 정설이다. 미군의 지원없이 독자적으로 적국 미사일기지를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이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우선 일본은 토마호크 등 장거리 지대지(地對地) 미사일을 갖고 있지않다. 2004년 개발계획을 세웠다가 야당의 강력한 반발로 무산됐다. 주력 전투기인 F-15J는 지상 공격능력이 취약하다. ◇ MD 조기도입 속 '공격론' 공론화..美.주변국 견제 = 북한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방위청장관 등이 "국민을 지키기 위해 한정적인 (적지공격) 능력을 갖추는 것은 당연하다"고 발언한 것은 1956년 일본 정부 통일 견해에 근거한 것이다. 당시 일본 정부는 헌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으로 지적된 '자위군의 범위'라는 견해에서 적국 기지 공격능력은 "자위권에 포함된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누카가 장관의 제기는 구체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장거리 전략폭격기,공격형 항공모함, 토마호크 등의 장거리 지대지미사일 등의 도입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공격형 항공모함의 경우 일본 정부 내에서조차 "다른 나라의 국토를 괴멸적으로 파괴하는데 사용되는 공격형 무기인 만큼 보유는 위헌"이라는 견해를 정리한 무기이다. 토마호크의 경우 북한이 핵무기비확산조약(NPT) 탈퇴를 선언했던 2003년 이시바 시게루 당시 방위청장관이 적국 기지공격 능력의 보유를 검토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도입론'을 띄웠던 적이 있다. 2004년에는 방위청이 장거리 정밀유도미사일 연구를 시작하려고 했으나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반대로 무산된 사례도 있다. 일본은 '선제공격론'을 제기, 공론화에 나섰지만 당장 공격무기 보유가 현실화할 것으로는 보지 않고 있다. 걸림돌이 많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자칫 공격무기 확보에 적극 나설 경우 미국과의 군사동맹이 삐걱거릴 수 있다. 현재 미.일 군사동맹은 '미국은 창' '일본은 방패'의 역할분담이 명확하다. 이를 흔들 경우 미국의 견제는 불문가지이다. 중국과 한국 등 주변국가들의 반발도 무시할 수 없다. 때문에 그 틈을 타 미국과의 MD 공조에 무게를 두고 MD 무기도입 시기를 앞당기는 등 군비증강에 본격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당장 2008년 3월말로 예정됐던 MD 시스템 지대공유도탄 패트리어트 미사일3(PAC3) 3기를 예정보다 앞당겨 내년중 실전배치할 방침이다. 또 MD 일환으로 내년부터 2010년까지 스탠더드 요격 미사일(SM3)을 도입해 이지스함 4척에 장착할 계획이다. PAC3 1기를 올해말까지 항공자위대 제1고사군본부가 있는 사이타마현 이루마기지에 배치할 계획이다.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포착하는 신형 감시레이더인 FPS-XX 4대의 도입시기도 당초 2008년에서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2010년까지 대북 독자정찰체계 구축을 목표로 8기의 군사용 첩보위성을 띄우는 작업도 병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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