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과 세상] 60년 몸 담은 월가 대부의 '전쟁같은 일화'

■ 월가의 전쟁 (펠릭스 로하틴 지음, 토네이도 펴냄)


"아내와 아침식사 테이블에 앉아 눈앞에 놓인 믿을 수 없는 기사가 실린 신문을 손에 쥐고서야 나는 직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상자를 찾아놓으라고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리먼브러더스를 떠나야 한다. 이 회사는 파산 절차를 밟고 있었다.(에필로그 중)" 1949년 투자은행 라자드 프레레스에 입사해서 2008년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신청을 바라보기까지 60여 년간 월스트리트에서 일해온 저자 펠릭스 로하틴이 월가에서 겪었던 '전쟁 같은 일화'들을 담은 책을 펴냈다. 오늘날 미국 투자은행업계의 대부로 평가받고 있지만 그는 나치 수용소에서 탈출한 유대인으로 월가에서 성공하기까지 파란만장한 세월을 보냈다. 책은 나치가 점령하던 프랑스를 벗어나기 위해 숨죽여 달아나던 열 두살 소년의 모습에서 시작한다. 뉴욕에 도착해 투자은행에 입사한 이후 그는 월가의 주요인물로 곧 자리매김하게 된다. 리자드 프레레스에 있을 때 렌터카 회사 에이비스를 인수해 시장에서 독보적 1위를 차지하고 있던 허츠를 누르고 정상에 설 수 있는 경영 혁신을 진두 지휘했고 닉슨 대통령 시절에는 뉴욕증권거래소 위기위원회 위원장으로서 활약했다. 또 1975년 파산 위기에 처한 뉴욕 시의 재정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해 '월스트리트의 해결사'라는 평가를 받았고 97년에는 프랑스 미국대사로 임명돼 4년간 금융계를 떠나 외교관으로서의 생활을 성공리에 수행했다. 이처럼 월스트리트 격동의 역사와 함께 한 그의 삶은 금융 뿐아니라 정치ㆍ외교 분야를 아우르며 펼쳐진다. 저자는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월스트리트라는 전쟁터에서 벌어진 무용담"이라고 표현한다. 세계 경제의 중심에서 금융의 부흥과 위기를 모두 겪은 저자의 무용담을 통해 월가의 '전쟁'을 엿볼 수 있다. 2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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