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왕밍완의 안일한 수

제6보(101~135)

“상황은 분명히 절망적이었다. 기껏해야 반면으로 비슷하니 덤만큼 져있는 바둑이었다. 그렇다고 여기서 던질 수도 없고….” 박영훈은 마음을 비웠다. 공상에 가까운 것이지만 남은 땅 전부를 차지하면 이길 수도 있는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는 일단 3으로 움직여 뒷맛을 찾아보기로 했다. “왕밍완은 승리를 확신하는 눈치였다. 그의 손길에는 즐거움이 잔뜩 실려 있었다. 상대를 무시하는 것 같은 그 도도한 손놀림을 보면서 나는 생각했다. 어쩌면 행운이 나에게 찾아올지도 모른다고….” 흑7 이하 21로 흑은 상당한 세력을 얻었다. 이 모양 전부를 입체적으로 키울 수만 있다면 승부가 될 것이다. 때마침 왕밍완의 안일한 수가 등장해 주었다. 백24로 침입한 이 수. 귀를 내주고 35로 단속하자 정말로 입체적인 대모양이 이루어졌다. 만약 백이 24 대신 참고도의 백1로 침입하여 백13까지 우변에다 거대한 주택단지를 만들었더라면 흑은 돌을 던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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